서울대에서 국내 대학 사상 최초로 ‘커밍아웃’(동성애자의 성적 지향·정체성 공개)한 성소수자가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20일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19일) 오후 6시까지 치러진 제58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단독 출마한 '디테일' 선거운동본부의 정후보 김보미(소비자아동학부 12) 학생, 부후보 김민석(19·정치외교 14학번)씨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 전체 투표율은 53.3%로 찬성 의견 86.8%, 반대 의견 11.2%, 기권 0.1%, 무효 1.9%로 당선이 확정됐다.
김씨는 지난 5일 교내에서 열린 선본 공동간담회에서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해 학내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김씨는 출마 이유를 밝히면서 “서울대가 구성원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그래서 저는 레즈비언이라고 이 자리에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의 경우 투표율 50% 문턱을 넘지 못해 무산되거나 연장투표를 거쳤지만 이번에 실시된 총학 선거는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율 등 문제로 재선거를 치르지 않고 본선거에서 회장이 결정된 것은 2010년 이후 5년 만이며 연장투표 없이 마무리된 것은 18년 만이다. 두 후보는 총학생회 선거 시행세칙에 따라 3일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당선인으로 확정되며,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