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이사장과 총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학생의 단식이 40여일째 이어지고 있다.
1일 동국대학교 최장훈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오는 12월 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일면·보광스님이 해임되지 않는다면 일말의 여지 없이 투신하겠다"고 밝혀 극단적 상황이 우려된다. 앞서 최장훈 씨는 지난 4월 동국대 내 15m 조명탑에 올라가 45일간 고공농성을 하기도 했다. 동료인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은 현재 48일째 단식 시위 중이다.
동국대 학생 30여명이 이사장 일면스님과 총장 보광스님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동국대 학내 갈등은 보광스님이 지난 5월 총장에 오른데 이어 일면스님이 지난달 이사장에 재선임되면서 비롯됐다. 지난해 총장 선출 과정에서 조계종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조계종 총무원장이 나서서 다른 후보들을 사퇴하게 하고 보광스님을 새 총장으로 밀어줬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2월 학교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총장인 보광 스님의 2건의 논문 표절과 16건의 자기표절을 했다는 판정을 내렸지만 보광 스님은 "표절이 아니라 부주의한 것이 있어 사과하고 눈문을 철회했다"며 재심을 요청한 바 있다. 이사장인 일면 스님은 흥국사 주지 시절 탱화 2점을 빼돌려 지인에게 줬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당시 호법부 조사 결과 문제가 없었다"며 부인했다.
이 때문에 동국대 이사 교수 학생 등은 지난 10월부터 "총장과 이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라"며 무기한 혹은 릴레이로 48일째 단식중이지만 이사회에서는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중이다.
1년이란 시간동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부총학생회장 김건중씨가 총장과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48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고, 최근 교수 2명과 교직원 1명도 가세했다.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은 단식 전에 비해 체중이 약 30kg 감소하는 등 건강이 악화됐으며, 교수협의회는 "어린 두 제자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교수들 자신의 무능을 깊이 반성한다"면서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대학을 수렁에서 건져내기 위해 모든 동국인들이 힘을 모아야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최 총학생회장은 "동국대학교를 책임지는 총장이 학내 구성원들과 전혀 상관없이 점심 식사자리에서 선출되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는 말과 함께 마지막 선택으로 '투신'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