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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관제 먹통, 직원 미숙한 대응 때문에..
사회

제주공항 관제 먹통, 직원 미숙한 대응 때문에

김기용 기자 입력 2015/12/15 08:30
지난 주말 제주공항 관제시설이 마비돼서 착륙하려고 상공에 대기 중인 항공기와 연락이 안 되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제주국제공항 관제탑의 통신 장비가 한 시간 넘게 먹통이 돼 항공기 77편이 지연 운항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6시 50분쯤 제주공항 관제탑의 통신 장비에 에러(error)가 발생했다. 당시 제주공항에는 1분30초마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예정이었다.  이 장비는 12일 오후 8시 6분쯤에야 복구됐다. 담당자들이 예비·비상 통신장비 사용법을 제대로 몰라 생긴 일이다.

사진=12일 관제통신장비가 비정상으로 작둥해 항공기 이·착륙에 큰 차질을 빚은 제주국제공항/연합뉴스

지난 토요일 저녁, 제주공항의 관제탑 4곳과 인근 관제소 6곳의 통신장비가 모두 먹통이 됐다. 주 장비는 물론, 예비 장비까지 고장나, 1시간 넘게 관제탑과 조종사의 교신이 끊겼다. 항공기 77편의 운항이 지연됐고, 2대는 아예 출발했던 공항으로 되돌아갔다. 항공기 12대가 무전기와 관제탑의 불빛에만 의존해 이착륙하는 아찔한 상황도 이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제탑의 주 통신 장비에 장애가 발생했는데 관제탑 직원의 실수로 보조 장비까지 다운된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조사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즉 주장비의 반도체 카드를 빼고 예비장비의 카드를 꽂아야 하는데, 담당 직원이 실수로 주 장비의 카드를 그대로 둔 채 예비 장비에 반도체 카드를 꽂는 바람에 한꺼번에 먹통이 된 거다.

관제탑의 통신 장비는 주 장비, 보조 장비, 비상 장비 등 3중으로 돼 있는데 주 장비에 에러가 난 상황에서 관제탑 직원이 실수로 에러가 난 주 장비뿐만 아니라 보조 장비의 전원까지 차단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처럼 공항의 핵심 장비인 관제탑의 통신 장비가 전부 먹통이 된 항공기의 교신이 끊긴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라고 국토부는 전했다.

제주국제대 항공운항과 박창희 교수는 “관제소가 통신 이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여객기 충돌 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며 “매뉴얼에만 의존하지 말고, 주 통신장비에 이상이 생길 경우 바로 예비 통신장비를 통해 교신이 이뤄지도록 하는 자동 전환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와 함께 다른 공항에 대해서도 점검 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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