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의 남편을 살해하고 중국으로 밀항해 20년 가까이 도피 생활을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공소시효가 만료되자 '밀항했다'며 중국공안에 자수, 국내로 압송됐다.
15일 대구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A씨(41)를 구속하고 B(48·여)씨를 밀항단속법위반 혐의로 구속해 공모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지난 1996년 12월 내연녀 48살 A 씨의 남편을 살해하고, 고속도로 옆 수로에 유기한 혐의로 41살 B 씨를 구속했다. B 씨는 A 씨의 남편을 살해한 뒤 A 씨와 함께 인천항을 거쳐 중국으로 밀항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생각하고 지난해 11월 중국 공안에 밀항 사실을 자백한 뒤 강제추방돼 한국으로 들어왔고, 밀항 동기를 수사하던 중 범죄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또 B 씨와 함께 중국으로 밀항한 혐의로 A 씨를 구속하고, B 씨가 남편을 살해하고 유기할 때 공모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당시 경찰은 두 사람을 용의자로 보고 1997년 8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수배까지 했지만 행방이 묘연했고 사건 발생 15년이 지난 2011년 12월 7일 살인 공소시효가 만료돼 사건은 종결처리됐다. 4년이 더 흐른 지난해 11월 9일, 두 사람은 19년 만에 중국 상해시 공안국에 밀항했다"며 자수해 조사를 받고 한국으로 강제출국 당했다.
경찰은 범행 후 중국으로 달아나 숨어 살던 이들이 공소시효가 만료되자 이런 방식으로 귀국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처벌을 피하려고 외국에 있는 동안에는 시효가 정지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귀국했다가 체포되고 나서 이를 알게 되자 "공소시효가 만료된 후인 2014년 중국으로 갔다" 고 A씨가 출입국 기록이 없는 점을 노려 밀항 시기에 대해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후 지금까지 국내에 머무른 흔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공소시효 중단'을 확신하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A씨(41)를 구속하고 B씨를 밀항단속법위반 혐의로 구속해 범행 공모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