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하동=정병기 기자]경남 하동군는 ‘왕의 차, 세계로 나아가다’를 주제로 한 제22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지난 19∼22일 우리나라 차 시배지 화개·악양면 일원에서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폐막했다고 23일 밝혔다.
1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하동 전통 야생차가 지난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이후 처음 열린 이번 축제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많은 손님이 찾아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축하하고 나흘간의 축제를 즐겼다.
실제 이번 축제에는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 심사와 자문역할을 담당한 마우루 아뇰레티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과학자문그룹 위원장이 축제방문에 이어 화개·악양면 일원에서 실사를 담당한 민칭웬 부위원장 등 과학자문그룹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호리병 속의 별천지’ 하동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추궈홍 대 사 부부를 비롯한 주한 중국대사관과 부산중국총영사관 고위 관계자, 하동군의 세계축제도시 선정에 큰 역할을 한 기이 리플람 세계축제협회 전 회장도 축제장을 찾아 각종 행사에 참관했다.
윤상기 군수 취임 이후 4년째 인연을 이어온 그렉 리벡 미국 센트럴 워싱턴 스테이트페어 CEO, 홀리 커센 미국 워싱턴주 야키마시 부시장, 하기환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등 미국에서도 많은 손님이 참석해 축제를 함께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차 주산지이자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된 중국 푸저우(福州)와 일본 시즈오카에서도 시(市) 간부공무원과 차 전문가들이 대거 찾아 하동 전통차의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축하하고 동아시아 차 농업유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그 외에 일본 아사카와 노리타가 타구미자료관의 사와야 명예교수, 모우청 리우 중국과학원 조교수, 나카다 아키라 유엔대학 부장 등 유럽·미국·캐나다·중국·일본 등 해외에서 많은 손님들이 축제장을 찾았다.
세계축제도시 선정과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기념하고 축하하고자 방문한 이들은 야생차밭으로 뒤덮인 지리산 화개골의 아름다운 경관과 다양하고 풍성한 축제 프로그램에 한결같은 한 목소리로 극찬했다.
이들은 개막식과 세계농업유산 등재 기념식, 국제 차 농업유산 세미나 등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을 물론 차 체험관에서 전통 덖음차와 다례체험을 하며 1200년의 전통을 이어온 왕의 차의 멋과 맛에 흠뻑 젖었다.
해외 손님들이 극찬했듯 이번 축제는 어느 해보다 신선하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준비돼 축제장을 찾은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 차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펼친 대한민국 아름다운 찻자리 최고대회를 비롯해 힐링과 치유의 천년 차밭길 투어, 세계의 차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차문화 페스티벌 등 차향이 묻어나는 대표 프로그램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기념해 동아시아의 차 농업유산과 국내 농업유산을 한꺼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올해 새로 꾸민 세계중요농업유산관과 대한민국 중요농업유산관에도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야생차밭에서 녹차 잎을 따는 채엽에서부터 제다, 명상, 다식, 차 그림, 찻사발 체험, 스탬프 투어, 추억의 달고나 체험에 이르기까지 차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별천지 하동 차문화 학교에도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차 생산농가와 가공업체의 수출 확대를 위해 미국·호주·동남아 등 해외 바이어를 초청한 수출상담회도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상담회에서는 하동군을 비롯한 도내 50개 업체가 참가해 작년보다 5.5% 늘어난 1100만달러(한화 약 120억원)어치의 실적을 올렸다.
그런가하면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차 농업유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한 국제 차 농업유산 세미나도 한·중·일 차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함께 세계농업유산 지정 이후 농업유산의 보전 및 활용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명품 하동 차를 홍보·판매한 녹차시장,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전 군민 핸드프린팅, 아름다운 다원에서 펼쳐진 달빛 차회, 남대우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백일장 및 시낭송회도 큰 관심 속에 진행됐다.
그 외에 천년 고찰 칠불사에서 열린 선차 학술발표대회, 추억의 만화가와 함께한 여행스케치, 청정 지리산에서 생산된 공기캔 체험, 올해 처음 열린 말차 시연 경연대회, 명품 하동 차의 우수성을 맛볼 수 있는 올해의 좋은 차 품평회 등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윤상기 군수는 “‘왕의 차, 세계로 나아가다’라는 주제에 걸맞게 이번 축제는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많은 손님이 찾아 하동 차를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이를 통해 하동 차의 소비 촉진과 차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