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면서 “특히 검찰 공무원으로서 조직 전체의 청렴성과 신뢰성을 훼손한 점 죄질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오 전 서기관은 조희팔의 은닉재산을 관리한 고철사업자 현모(53·구속)씨에게서 조씨 관련 수사정보 제공과 수사 무마 부탁을 받고 2008년부터 5년여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현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등 15억 8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 전 서기관은 뇌물수수 정황을 감추려고 동업계약에 따른 투자 수익금을 돌려받는 형식으로 돈을 받았다. 그는 또 2008년 3월 조희팔에게 3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김천 대신지구(삼애원)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한 장모(68·수배)씨에게서 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조희팔 사건과는 별건으로 그가 레미콘 업체 대표 정모(47)씨에게서 2억1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적시했다. 오씨가 조희팔 사건과 관련해 받은 뇌물 액수는 역대 검찰 공무원 뇌물수수액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대구·경북에서만 22년간 검찰 수사관 등으로 일한 오씨는 2007년 8월부터 2012년 7월 사이 대구지검 특수부 수사과 소속으로 조희팔 사건 등 지역 범죄정보 수집·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오씨는 고철사업자 현씨를 조희팔에게 소개하고, 개발업자 장씨가 조희팔 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조희팔이 불법자금을 은닉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조희팔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년 10월부터 4년 동안 투자자 2만4천여명을 끌어모아 2조5천억여원을 가로챈 뒤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