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국회,임새벽 기자]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누가 될 것인가? 그동안 도올 김용옥 선생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이석종 아주대 교수까지 추천 또는 언론에 거론된 후보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실제로 아주대 이국종 의과대학교수 겸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6일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에게 요청 받았지만 “역량이 부족하다"라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권한대행이 이국종 교수의 날카로운 ‘메스’와 같은 시선으로 치료받기를 원했을지 몰라도 지금 자유한국당은 부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안상수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은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 박찬종 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 이용구 자유한국당 당무감사위원장,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총 5명의 비대위원장 후보를 발표했다.
그 중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는 과거 노무현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총리로 임명됐다가 낙마한 경험이 있다. 6·13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물망에 오를 당시에도 공식적으로 거부한 적이 없었으나 막판까지 시간을 끌며 후보로 제외하려던 것은 홍준표 대표였다. 최근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될 때도 다른 후보들은 언급 자체를 거부했지만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중립 위치에서 비대위원장 선출에 힘쓸 안상수 준비위원장이 당내 의원들에게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비판해 달라는 '회유성' 연락을 했다는 것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당내 한 의원이 종편 매체를 통해 안 위원장이 5명의 후보를 선정하기 전인 지난달 30일경 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통화에서 "김 교수를 비판해 달라"고 부탁한 것을 알린 것이다. 이후 지난 12일 안 위원장은 직접 김 교수를 비대위원장 후보 중 한 명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최종 5명의 후보 중에 비상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시점부터 꾸준히 언론과 국민들의 입을 통해서 거론된 사람은 김 교수뿐이다. 하지만 당내에서 높은 직책이라고 인식할 만한 사람들이 거부감을 나타낸 것이다.
누군가를 거부할 때도 보통 두 가지의 흐름이 있다. 첫 번째는 그 사람이 싫거나 두 번째는 그 사람의 능력이 발휘될 때 자신의 기득권이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진보정권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일했고, 보수정권에서 국무총리로 임명을 받았으니 능력은 검증받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기회를 못 얻었을 뿐이다. 그가 보수진영에서의 본인 역할에 대해 오래전부터 준비 중이었다는 것은 여러 징조를 통해서 알 수 있다.
항해 목적지를 견인할 선장이 사라져버리고 거센 파도와도 같은 촛불 심판으로 부서진 자유한국당호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누구일지는 오늘 의원총회에서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