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경남= 임새벽 기자] 검은 넥타이를 맨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3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통합'을 강조했다. 방명록엔 "모두, 다함께 잘사는 나라"라고 적었다.
5일 전, 현충원 참배 당시 적은 것과 같은 문구로 당내 일각의 '좌클릭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행보의 일환이었지만, 노무현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이면서 보수의 구원투수로 나선 그의 이력 때문에 정치권의 시선은 남달랐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봉하마을행'을 둘러싼 당 일각의 비판 목소리에 대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면서 "결국 우리 사회가 통합을 향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이어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김 위원장이 권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는 이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고, 권 여사도 김 위원장에게 "열심히 잘하라"는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다만 김 위원장은 '한국당이 권 여사에 대한 고발을 철회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고발) 하신 분들이 있으니 함부로 대답할 문제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비대위 내부에서 거론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서는 "영수회담은 당연히 단독(으로 하는 것)"이라면서도 "어떤 형태든 원칙적으로 서로가 이야기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는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죽음과 관련해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는 페이스북 글로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 "사람마다 독특한 캐릭터가 있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 문재인정부를 연일 '국가주의'라고 비판하고 있는 데 대해 "이제야말로 정말 새로운 시대를 열 때가 됐고, 나 같은 사람이 한발이라도 앞서서 열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권력의 관성이 권력을 쥐고 나면 뭘 해보고 싶은 것이고, 특히 견제세력이 약할 때는 더 그런 경향이 있다"고도 했다.
한편 전과 기록 등으로 사퇴 요구에 직면했던 김대준 비대위원은 사의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조만간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새 비대위원을 선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