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손지훈 기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재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물밑 대화를 시작했지만 논의에는 진전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를 포함한 양측 관계자들이 무역 협상의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초기 단계의 대화에 들어갔다.
그러나 무역 분쟁을 완화하기 위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진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양측 모두 대화 재개를 위해 상대측이 먼저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양국은 지난 5월 2차 무역협상에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만들기로 합의하고 상대방에 대한 관세 조치를 중단키로 했다.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6월에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도 같은 규모의 보복 조치에 들어갔다.
그동안 논의됐던 사안들이 백지화될 가능성도 있다.
양국은 이전 무역 협상에서 자신들이 제안한 내용이 추가 협상을 위한 확실한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무역 협상이 재개될 경우 이전과 다른 요구조건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2차 협상에서 중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등을 제안했고, 미국은 중국의 산업정책 변경 등을 요구했다.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어떻게 다룰지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점도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 대중 강경파는 중국에 높은 관세를 물려야 양보를 받아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달리 므누신 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온건파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선 모습이다. 높은 관세가 미국의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중국이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NXP 인수를 놓고 보복성 조치를 취한 것도 양국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쟁당국은 퀄컴의 계약 마감 시한인 지난달 26일까지 승인을 내주지 않아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므누신 장관은 계약 마감 며칠 전 류 부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승인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퀄컴의 인수를 허가하지 않은 것은 최근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통신)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줬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