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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2차 상봉단 태풍 뚫고... 금강산으로..
사회

이산가족 2차 상봉단 태풍 뚫고... 금강산으로

이준화 기자 입력 2018/08/24 10:15 수정 2018.08.24 10:23

[뉴스프리존= 이준화 기자]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상봉단이 24일 오전 속초에서 금강산으로 떠난다. 남측 상봉단 81가족 326명은 사흘간 금강산에 머물며 북측에서 자신들을 찾은 가족·친지를 만나 이산의 한을 달랜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차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최고령자 강정옥(100)할머니와 가족들이 등록을 하고 있다. 24∼26일 열리는 2차 상봉에서는 북측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83명과 동반 가족들이 남측가족 337명을 만날 예정이다.

목원선·원구(85·83) 형제는 이번 상봉행사 때 죽을 줄로만 알았던 큰형 목원희(86)씨를 만난다. 큰형 원희씨는 전쟁발발 한 달쯤 지난 1950년 7월께 시장에 쌀을 사러 나간 길로 사라졌다. 동생들은 형이 당시 인민군에 끌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

원선씨는 "(전쟁 때) 형과 함께 끌려갔다 돌아온 형의 친구에게 '우리 형은 어떻게 됐어'라고 물었는데 '너희 형 원희는 죽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북한으로 끌려가던 중 미군 폭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형이 끌려가고 이듬해 18세 나이에 군에 자원입대했다"며 "그때 아마 우리 형하고 총부리 마주하고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여간 이제 살아있다고 그러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아울러 "4형제 중 맏이가 전쟁통에 사망해 집안도 풍비박산 났다"고 덧붙였다.

송종호(86)씨는 전쟁통에 가족을 따라 북으로 갔다가 소식이 끊긴 사촌 동생이 자신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눈물과 웃음이 모두 멈추지 않는다고 그의 아들이 전했다.

송씨는 어릴 적 한 가족처럼 지내던 사촌동생 송창호(77)씨 가족이 남북 군인 모두에게 먹을 것을 줬다는 이유로 사형에 처할 위기에 놓이자 관련 사실을 귀띔해줬고, 결국 창호씨 가족은 1·4후퇴 때 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송씨의 아들 영진(47)씨는 "아버지와 창호씨가 어릴 때 찍은 사진 한장과 창호씨 아버지의 사진을 들고 갈 예정"이라며 "아버지가 평소에도 '창호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요즘에 '죽기 전에 만나게 됐다'며 자주 우신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2회차 상봉단은 이날 버스를 타고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해 금강산으로 간다. 이들은 이날 오후 첫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사흘간 총 6차례의 만남을 가지고 귀환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태풍 솔릭이 북상해 동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계획대로 일정을 진행하되 상황을 주시하며 필요할 경우 북측과 협의해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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