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하동=정병기 기자]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는 지난 13일 하동군청 대회의실에서 현장 조정회의를 열어 다압취수장 증설에 따른 취수량 증가 등으로 강 하류의 유량이 줄고 염분농도가 높아져 재첩 생산량이 감소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한 어민들의 고충민원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했다.
다압취수장은 전남 광양시 다압면에 위치한 취수장으로, 인근지역의 용수공급을 위해 섬진강의 물을 끌어들이는 시설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05년 인근지역에 공업용수 등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다압취수장을 기존 위치보다 상류로 4.2㎞ 이전해 당초 하루 최대 취수량 25만㎥에서 54만㎥으로 취수시설을 증설해 현재 최대 40만㎥ 미만으로 취수․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재첩채취 어민들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다압취수장을 증설한 이후 하천에 유입되는 유량이 줄어들어 염분 농도가 짙어지는 등 생태계가 변했고 이로 인해 재첩 생산량이 70%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하동수협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2년 633t에 이르던 재첩 생산량이 2016년 202t으로 급감했다. 어민들은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에 염분 농도 상승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환경영향조사를 요구했으나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해 7월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여러 차례 관계기관과의 실무협의와 현장조사 등을 거쳐 이날 박은정 위원장 주재로 현장조정회의를 열고 조정안을 확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청인 등 재첩채취 어민들과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영산강홍수통제소장, 한국수자원공사 금·영·섬권역부문 이사, 익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한국수력원자력(주) 한강수력본부장, 광양시장, 하동군수 등이 참석했다.
이날 조정에 따라 섬진강 하류 염분농도 상승의 원인 조사 및 대책 수립을 위해 관계기관 공동으로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천에 유입되는 물의 양을 늘리기 위해 용역결과를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또한 섬진강댐 재개발사업으로 확보된 용수 17만 8000㎥을 매일 방류하고 섬진강 하류에 염분측정기 2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한국수자원공사는 앞서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지난 5월부터 섬진강댐 재개발사업으로 확보된 물 17만 8000㎥를 매일 섬진강으로 방류하고 있다.
박은정 위원장은 “섬진강 하류의 재첩 서식환경과 생태계를 회복해 어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되돌려 주고, 국가적으로 섬진강 물 관리 체계를 합리적으로 구축해 지속가능하게 물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 매우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관계기관들은 섬진강의 재첩 생산량이 줄어 생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청인들이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도록 어민들과 함께 깊이 고민하고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