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비리 파문으로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이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유치원비리 3법(소위 박용진 3법)의 통과 여부다.
소위 '박용진 3법'은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해 국가보조조금을 교육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간판만 바꿔 다시 개원하는 '간판갈이'를 차단하며, 원아들이 '급식 부정'을 당하지 않도록 하고, 유치원 평가 정보에 대한 학부모의 접근권을 확보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뜻한다.
특히 지원금 형태로 교부되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을 보조금 형태로 바꾸어 횡령죄 처벌을 가능토록 했다. 교육 외 다른 용도로 쓸 시 처벌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용진 3법’을 공식 당론으로 정했다.
그러나 한유총은 이에 대해 ‘사유재산 침해’라고 강변하며, 유치원 이용료까지 국가가 부담할 것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박용진 3법을 저주하듯 맹비난했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은 이들 한유총을 적극 비호하고 나서, 더 큰 여론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홍문종 자한당 의원과 한유총은 국회에서 공동토론회를 개최하며 서로 ‘동맹’ 관계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특히 사학을 소유하고 있고, 수십억대 사학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홍문종 의원은 “교육자를 이렇게 다루면 나라의 미래가 꼬인다. 여러분의 마음이 불편해지면 결국 그게 다 자기들 아들, 딸에게 간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황당한 협박성 발언도 했다.
한유총은 29일 오후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며 소위 ‘국면전환’을 시도,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유치원 3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시, 모든 사립유치원을 폐원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놨다.
이같은 한유총의 집단행동에 대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것은 60만명 어린이들과 학부모를 볼모로 한 협박”이라며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겠다는 도를 넘어선 집단 이기주의”라고 질타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정부를 향해서도 “한유총의 협박에 굴하지 말고 단호하게 대처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유총이 ‘박용진 3법’을 악법으로 비난하는 데 대해 “사립유치원에 대한 정부지원금과 학부모들에 대한 원비가 교육 목적 외에 부정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회계투명성을 강화하자는 것이 악법인가? 중대한 비리범죄를 저지른 자가 유치원을 운영하지 못하게 하고, 유치원 급식의 질을 높이자는 법이 어떻게 악법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한유총이 강변하는 ‘사유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일침했다.
“한유총이 주장하는 사유재산권 보장은 내 마음대로 교비(세금)를 쓸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한유총의 비이성적인 집단행동은 자유한국당이 초래한 거나 다름없다. 비리근절 3법이 발의 된지 한 달이 되도록 논의조차 안 되고 있는 이유는 여야 5당중 자유한국당만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한유총을 위해 시간 끌지 말기 바란다. 지난 21일 여야합의 때 자유한국당도 사립유치원 관련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분명하게 약속하지 않았나”라고 목소릴 높였다.
자한당과 한유총이 그렇게 훼방을 놓고 있는 ‘박용진 3법’에 대해서, 자한당 지지자들 상당수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실이 여론조사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박용진 3법이 조속히 통과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80.9%에 달했다. 특히 자한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에서도 63.2%가 ‘박용진 3법’ 에 찬성했다. 아울러, ‘박용진 3법’ 처리의 지연과 관련 응답자의 26.4%가 자한당, 21.3%가 한유총의 책임이 크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