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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합조단장, ‘1번어뢰’ 쌍끌이어선으로 찾은 이유를 ..
기획

천안함 합조단장, ‘1번어뢰’ 쌍끌이어선으로 찾은 이유를 두고 “대한민국의 천운이었다”?

온라인뉴스 기자 onlinenews@nate.com 입력 2019/02/15 11:13 수정 2019.02.15 11:24
[항소심] 박정이 군측 합조단장, 처음엔 50cm짜리도 발견, 어뢰는 왜 못건졌나 “망망대해 모든 것 탐지못해”

지난 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북한이 사과하고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분명히 동의한다고 밝혔다. 아직도 진정되지 않은 천안함, 천안함 군측 합동조사단장이 과학적 장비로도 못찾던 이른바 ‘1번어뢰’를 쌍끌이어선으로 찾은 이유를 두고 “대한민국의 천운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1일 방송에 출연해 관련 사건의 사과가 필요하냐는 취지의 질문에, 앞으로 잘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일부 우리가 이해하면서 미래를 위해 나가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박정이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군측 조사단장(예비역 육군 대장)은 14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상철 전 합조단 조사위원의 명예훼손 사건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변호인과 설전을 벌였다. 박 전 단장은 육사 32기로 합참 전력발전본부장을 하다 2010년 군측 합조단장을 맡은 뒤 2011년 전역했다. 지난 2017년 5월 대선 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어뢰 발견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자 증인출석한 박 전 단장은 천운이라고 답했다. 한국해양연구원 조사선 2척(이어도호, 장목호)이 지난 2010년 4월4부터 5월8일까지 ‘멀티빔에코 사운더(Multi-beam echo sounder)’와 ‘사이드스캔소나(Side scan sonar)’를 이용해 탐색한 결과 0.4~4m 크기의 소형 접촉물 11개를 식별했는데, 대부분 1m 도 되지 않는 작은 크기였다. 최첨단 장비를 통해 작은 크기의 천안함 관련 파편들도 탐지했는데 정작 어뢰 모터와 추진동력장치는 찾지 못했다. 그러다 쌍끌이어선을 투입한 뒤 5월15일에 1번 어뢰 잔해를 발견했다는 것이 정부 발표다.

이를 두고 ‘과학적인 탐사와 탐색으로도 발견되지 않았던 모터와 어뢰추진체가 쌍끌이 어선 그물질에, 그것도 모터와 추진체가 동시에 그물 속으로 쏙 들어간 걸 과연 신뢰할 수 있느냐’는 심재환 변호사의 신문에 박정이 전 단장은 “그것은 대한민국에 줬던 천운같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전 단장은 “만약에 그것이 걸려오지 않았다면 시뮬레이션이나 자료를 아무리 많이 제시해도, 폭침 발표를 믿지 못하는 분이 더 많았을 것이다. 이런 결정적 근거를 제시했는데도 믿지 못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것을 안타깝다. (이를 건진 것은) 천운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박 전 단장은 처음에는 자신도 어뢰가 폭발했는데 잔해가 남았을까 의문을 가졌다고 했다. 그는 “어뢰가 알루미늄 합금이기 때문에 폭발하면 알루미늄 잔해 다 없어진다. 잠수함 해양사고 전문가 중 한 명인 에클스 제독이나 어뢰 연구개발자인 ADD 이재명 박사도 어뢰 폭발시 남는 잔해가 뭔지 확신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전했다.

박 전 단장은 “어뢰 합금이 다 분해돼 없어지고, 남은 것은 쇠붙이로 돼 있는 어뢰추진동력장치와 모터 정도는 건질 것으로 보고, 자석이나 준설선을 검토하다 어렵다고 보고, 공군의 쌍끌이어선 활용사례에 힌트를 얻어 투입했다. 파편이라도 건져올릴까 했는데, 결정적 증거물을 인양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0년 5월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정이 민.군 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이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 변호사는 “한국해양연구원이 사이드스캔소나와 해군이 쓰지 않았던 ‘멀티빔에코사운더’까지 활용해 1m이하 소형 접촉물들을 샅샅이 탐색했는데 여기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어뢰추진체와 모터는 현장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박정이 단장은 “훨씬 더 큰 가스터빈도 발견하지 못했다. 서해5도 바다 전지역을 네척 내지 해양조사선 두척 등 6척이 모두 탐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착각”이라며 “한 두 건 작은 것이 올랐는데, 왜 어뢰추진동력장치는 왜 안 올랐냐는 논리는 제거해야 할 논리”라고 말했다.

심재환 변호사는 해군탐색구조대가 소나로 찾거나, 한국해양연구원이 소나와 멀티빔으로 찾았을 경우 접촉물의 발견지점이 정확한 좌표(위도와 경도)로 나오기 때문에, 위도와 경도 표시 자체가 불가능한 쌍끌이 어선 그물 시나리오를 쓴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쌍끌이어선은 격자 모양으로 이동하면서 그물을 들어올려 내용물을 확인한 뒤 다시 작업을 하기에 발견지점의 정확한 좌표를 제시하기 어렵다.

이에 박 전 단장은 “결정적 증거를 어디서 가져왔다는 것이냐. 쌍끌이어선이 격자에서 격자로 가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건졌는지 (밝히는 건) 제한되지만 폭발 원점을 중심으로 왔다갔다 했고, 흡착물질이 붙어 있었다. 천안함 함수, 함미와 어뢰의 흡착물의 원소가 같아 함미 함수 연돌에 화약성분이 발견됐다. 어뢰도 그 위치였다. 함미 폭발원점도 발견했고 그걸 역으로 추정해보니 (어뢰 위치를) 찾아냈다”고 답했다.

그는 “쌍끌이어선으로 허위로 은폐하기 위해 했다? 대평 11~12호에 탄 12~17명의 탐색구조단 등 파견된 인원의 눈을 어떻게 속였다는 것이냐. 자꾸 검증되지도 않는 의견을 막 제시하는 것이 답답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조지연의 고의성 여부도 쟁점이 됐다. ‘함미를 사고후 이틀 동안 찾지 못했다는 것은, 찾지 않았던 것이 아니냐’는 신문에 박 전 단장은 “진해에 있는 해군 탐색함이 도착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늦어졌지 의도적으로 늦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해경이 사고 다음날인 3월27일 함미 위치를 파악했다고 해군에 통보했는데도 왜 하루가 더 늦어졌는지를 두고 이미 (28일에 함미를 발견하기) 전에 군당국이 함미 위치가 어디인지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변호인 신문이 나오자 박 전 단장은 “27일엔 그 위치를 확인 못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심재환 변호사가 ‘함미 위치정보를 통보받은 즉시 수색하고, 구조작업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그렇게 안했는데 왜 28일에 발견했다고 발표했느냐’고 재차 신문하자 박 전 단장은 “통보됐는지 여부를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고, 해군에서 탐색 구조를 하는데 절대로 고의 지연한 일은 없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했다.

이날 신문은 2시간 가까이 진행됐으나 신문을 다 마치지 못해 박 전 단장은 4월18일에 다시 증인으로 출석해 신문 받기로 했다.

▲지난 2010년 5월20일 천안함 침몰사건 중간조사결과 발표 당시 처음 공개된 이른바 1번 어뢰.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9월13일 서울고법 형사5부가 신상철 천안함 명예훼손 항소심 현장검증 기일에 방문한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에 전시된 천안함 함수 선체 모습. 사진=이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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