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진주=정병기 기자]춘당 김수악 기념사업회는 내달 1일 오후 5시께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고 춘당 김수악 선생 10주기를 추모하는 ‘진령분혼 가무악(歌舞樂)’ 공연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진령분혼(盡靈焚魂)이란 ‘영혼을 다 바쳐 불태운다’는 뜻으로 천하제일 가무악의 명인으로 이름을 날린 김수악 선생이 생전에 열정적인 예술혼을 불사르며 우리나라 전통 가무악 계승·발전에 큰 획을 그은 업적을 대변하는 말이다.
김수악 선생은 1925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1933년(9세) 진주권번에 입학해 각종 춤(검무 포함)을 비롯해 정가(시조·가곡), 판소리 5바탕(수궁가·적벽가·흥보가·심청가·춘향가), 구음, 가야금·아쟁 및 병창 등을 두루 배웠다. 이후 1939년 진주권번을 졸업한 후에도 5년 간 개인 교습을 받았다.
김 선생은 1955년 진주에 경남도 최초로 민속예술학원을 개설한 이래 평생 국악 후진 양성에 헌신했으며, 진주검무, 진주 교방굿거리춤, 김수악 논개 살풀이춤, 김수악 살풀이춤, 장고, 그리고 헛간의 도리깨도 춤추게 만든다는 구음 등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의 그러한 노력이 빛을 발해 1967년 진주검무(중요무형문화재 제12호) 초대 예능 보유자로, 1997년 진주 교방굿거리춤(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1호) 예능 보유자로 각각 지정받았다.
김 선생은 “예술인이 되려면 마음·정신·공력·멋·혼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며 “예술을 하려는 사람은 올바른 마음을 가지고 그 마음으로 정신을 키워야 하고, 그런 다음 힘들여 공을 들이면 멋이 나오고, 그 멋이 경륜으로 쌓이다 보면 혼이 묻어나온다”며 예술에 대한 뚜렷한 신념을 늘 간직해왔다.
지난 2009년 3월 1일 85세의 일기로 세상을 하직하고 난 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교방문화의 맥을 이어온 마지막 전승자, 교과서적 마지막 예인으로 불리며 국악인 사이에서 위대한 예술인, 훌륭한 스승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날 공연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 제 1부는 ‘진주교방의 예술과 혼’이란 제목으로 김수악 선생 추모 영상물 시청, 진주검무, 낭낭별궁, 김수악 살풀이춤, 이생강(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 보유자)의 대금 연주, 진주 교방굿거리춤 순으로 펼쳐진다.
제 2부에서는 ‘애국혼이 깃든 춤과 소리’란 제목으로 유관순 열사전, 안중근 의사전, 김수악 논개 살풀이춤이 무대에 오른다.
진주검무는 경남 진주 지방에 전해오는 칼춤으로 처음에는 단검을 놓아두고 어르는 동작부터 시작해 칼을 잡고 행하는 춤사위 등 번뜩이는 칼날의 농검(弄劍)을 거쳐 연풍대(허리를 앞뒤로 젖히며 돌아가는 춤동작)의 회선으로 끝나는데, 살벌함이 없이 평화롭고 유연한 동작이 일관되고 있어 위협감 대신 춤의 아름다움에 진한 감동을 할 수 있다.
진주 교방굿거리춤은 진주 지방의 교방에서 추던 춤으로써 한국 전통춤의 네 가지 요소인 한·흥·멋·태를 고루 갖추고 있다.
차분하면서 끈끈하고 섬세하면서 애절한 무태로서 정중동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어 무아지경으로 이르게 하는 매력을 갖고 있다.
또한 자진모리장단으로 넘어가면서 치마를 동여매고 소고춤을 추게 되면 그 경쾌함과 아기자기함이 보는 이로 하여금 어깨춤을 절로 추게 만든다.
김수악 논개 살풀이춤은 매년 음력 6월 논개 제사 때 영정 앞에서 김수악 선생이 헌무로 추던 유작이며, 진주권번 계열의 춤사위에 몇몇 동작들이 가미된 춤으로, 우리 민족을 나타내는 노란 수건과 왜장을 나타내는 빨간 수건을 들고 춘다.
공연을 주최하는 춘당 김수악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김수악 선생은 경남 진주 출신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악인으로서 가무악을 두루 섭렵했고 진주검무와 진주 교방굿거리춤 예능 보유자”라며 “선생의 예술혼과 위대한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3월 1일, 특히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날에 관객들에게 우리 것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과 애국정신을 한껏 고취하고자 한다”고 공연의 의미를 전했다.
관람은 무료(선착순 입장)이며 자세한 내용은 춘당 김수악 기념사업회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