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대봉 기자]중앙대의 역점 사업을 놓고 특혜와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에게 항소심에서도 각각 실형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이승련 부장판사)는 22일 이들의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박 전 수석에게 징역 2년과 벌금 1천만원, 추징금 200만원을, 박 전 회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박 전 수석은 1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3천만원, 추징금 3천7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뇌물수수 혐의 일부가 무죄로 판단돼 감형됐다. 박 전 회장에게는 1심과 같은 형량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박 전 수석이 두산 측에서 중앙국악예술협회를 통해 공연협찬금 3천만원을 받은 혐의는 중앙대가 이전부터 이 단체를 후원해왔고 공연 내용도 기업 이미지 홍보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또 두산 측에서 현금 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유일한 증거인 공여자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무죄로 봤다.
두산타워 상가를 임차받아 6천314만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수익이 분명하게 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가 아닌 형법상 뇌물죄를 적용했다.
중앙대에 특혜를 주도록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공무원들을 압박한 직권남용 혐의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박 전 수석에게 “고위직 공무원인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으로서 자신이 총장으로 있던 대학의 이익을 위해 부당한 지시를 하고 담당 공무원에게 불리한 인사조치까지 했다”면서, “이로 인해 교육행정의 공정성과 신뢰가 크게 훼손돼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박 전 회장에게는 “특혜 대가로 공무원들에게 상품권을 주고 건물 임차권 기회도 제공했으며 교비 회계와 관련한 사립학교법도 위반했다”면서, “다만, 동종 전과가 없고 잘못된 교비 전출은 바로 보전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