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한성아트홀에서 극단 글로브극장의 오현주 예술감독, 김용을 작 연출의 ‘퍼펙트 라이프(Perfect Life)’를 관람했다.
김용을은 극작가 겸 연출가로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이다. 사)한국여성문화예술인총연합(KoWACA) 법인 사무국장, 사)한국연극협회 정책개발위원회 정책위원, 극단 글로브극장 代表, 도서출판 글로브 代表다.
주요 작품으로는 희곡 ‘환생’ ‘누이야’ ‘첫사랑’ ‘동치미’ ‘쾌도난마 정도령’ ‘The Lord’ ‘Made in USA’ ‘손님’ ‘Dream &Vision’ 등과 뮤지컬 ‘누이야’ ‘연가’ ‘위기탈출 넘버원’을 발표하고, 시나리오로는 ‘동치미’ ‘누이야’ ‘그 여자 엘림, 수선화’ 등이 있다. 연극 ‘동치미’로 2015년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연극상'을 수상하고, 2014년 '대한민국 창조문화예술대상'에서 특별상, 인기상, 공로상, 남녀신인상 등을 수상 한 바 있고, 지난 2013년 '대한민국 창조문화예술대상'에서는 영예의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퍼펙트 라이프(Perfect Life)’는 고교생 연극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이야기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호라티우스의 라틴어시 한 구절로부터 유래한 말이다. 이 명언은 번역된 구절인 현재를 잡아라(Seize the day)로도 알려져 있다. 본래, 단어 그대로 '카르페'(Carpe)는 '뽑다'를 의미하는 ‘카르포’(Carpo)의 명령형이었으나, 오비디우스는 ‘즐기다, 잡다, 사용하다, 이용하다’라는 뜻의 단어의 의미로 사용하였다. 디엠(Diem)은 '날'을 의미하는 '디에스'(dies)의 목적격으로, '디에스'의 목적어이다
호라티우스의 ‘현재를 잡아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의 부분 구절이다. 이 노래는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호라티우스가 에피큐로스 학파(Epicureanism)에 속하였으므로, 보통 이 구절은 그와 연계하여 이해되고 있다.
‘퍼펙트 라이프(Perfect Life)’는 1989년에 제작된 피터 위어 (Peter Weir, 1944~) 감독과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 1951~)주연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를 떠오르게 한다. 전통, 명예, 규율, 그리고 최고를 4대 원칙으로 한 전통이 있고 보수적인 남학생 학교인 웰튼 아카데미에 새로운 영어선생님인 존 키팅이 부임해온다. 이 학교를 졸업한 선배이기도 한 키팅은, 자기를 '오! 캡틴! 마이 캡틴!'(월트 휘트먼의 시 제목)이라고 부르게 하며, 교실을 벗어나 오래된, 지금은 사라진 선배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카르페 디엠(라틴어Carpe,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너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어라 라는 정신을 불어넣어 준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시의 이해’라는 책 내용에 대해 강의하는 듯싶더니 갑자기 쓰레기 같은 이론이라면서 교과서의 그 페이지를 찢어버리도록 하기도 한다. 또한 교탁에 올라서서 세상을 넓고 다양하게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독특한 그 강의 방식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끌리게 된다.
그러던 중, 한 학생이 오래전에 키팅 선생님이 학창시절 활동했던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라는 고전문학클럽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되고, 자기들도 학교 근처 동굴에서 선생님처럼 같은 클럽 활동을 할 것을 제안한다. 결국 학생들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자기 자식들의 예술적 창의력보다는 사회적 직위나 경제적 안정감만 생각하는 부모님들의 보수적이고 보편적 생각이 학교 측에 강압적으로 전달됨으로써 존 키팅 선생은 해임을 당하게 된다.
키팅 선생이 떠나는 날, 그 대신 수업을 맡게 된 교장은 ‘시의 이해’를 가르친다. 수업 도중 자신의 물품을 찾아 교실에 들어온 키팅 선생에게 학생들은 자기들을 위해 진정한 교육을 선사했던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에 하나 둘 책상을 밟고 올라서서 경의를 표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끝이 난다.
‘퍼펙트 라이프(Perfect Life)’는 여선생이 지도하는 연극반 카르페 디엠(Carpe diem) 이야기다. 남녀 고교생이 참가해 연말공연에 대비해 연극연습을 하는 광경이 펼쳐진다. 연극은 도입에 흰색 한복의 어머니가 배경 중앙에 좌정하고 있고, 부모 은중경(父母恩重經)의 독경과 함께 시작된다. 학생들의 춤과 노래가 관객을 극 속으로 끌어들이고, 학생 각자의 성격과 가정환경이 하나하나 소개가 된다.
당연히 고교생들의 이성을 대하는 모습과 사랑의 꽃망울이 서서히 피어오르는 정경도 감지할 수 있도록 연출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은 부모들의 자식을 대하는 모습과 자식의 장래를 위해, 예체능보다는 안정적인 직업과 상위 직에 오를 수 있는 학과목을 택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당연히 학생신분을 벗어나는 행동은 제재를 받게 되고, 학교나 사회나 가정에서의 보편적인 고정관념이 이 극에서도 제대로 반영이 되고, 이러한 통념은 학생들의 정신적 심적 갈등요소로 등장한다. 학교 선생들 역시 이러한 통념의 범주를 벗어나거나 뛰어넘기는 어렵다. 이 극에서는 연극반 지도 선생과 일반 교사와의 마찰로 펼쳐진다. 그리고 학생과 부모와의 현격한 견해의 괴리가 장면 속에 그려진다.
결국 학교에서의 공연은 무산되고, 지도 여선생은 학교를 떠나게 되지만, 학생들은 계절마다 반복되는 더 커다란 공연행사 오디션에 대거 합격해 기쁨의 환호를 하며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외치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이지영, 남상우, 김현아, 이효윤, 이광재, 김서이, 최은경, 김대경, 조용환, 김지혜, 김화인 등 출연자 전원의 열정과 노력이 극 속에 제대로 드러나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기획 신동일, 무대미술 유관호, 조명 최재훈, 사운드 민영희, 조연출 유정호, 홍보마케팅 컬쳐마인 등 제작진의 열정과 기술진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글로브극장의 오현주 예술감독, 김용을 작 연출의 ‘퍼펙트 라이프(Perfect Life)’를 전국순회공연을 해도 좋을 우수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이 공연은 다른 공연과는 달리, 평일에는 오후 3시, 토요일에는 오후 8시에 공연한다./뉴스프리존=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