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이지, 폭행은 아니었다(인천 어린이집 폭행 교사)”
“아픈데 왜 조사를 먼저하나. 나도 피해자다(안산 인질 살해범)”
연초부터 잇달아 터지는 인면수심의 범죄에 국민들이 경악하고 있다. 네살배기 유치원생이 김치를 남겼다며 아이가 날아가 떨어질 정도로 뺨을 후려치고, 토사물을 집어먹게 한 인천 송도 어린이집 폭행 보육교사 A(33ㆍ여)씨의 동영상에 대한민국 엄마들은 분노로 들끓고 있다.
별거중인 부인이 만나주지 않는다고, 경기도 안산에서 인질극을 벌여 부인의 전남편과 의붓딸을 흉기로 살해한 김상훈(46)이 살해 직전 의붓딸을 성폭행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이들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난 후에도 반성은 커녕 오히려 뻔뻔스러운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비뚫어진 가치관과 잔혹스런 범죄, 반성않는 뻔뻔함은 범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악마 DNA(유전자)다.
▶인천 보육교사, “너무 사랑해서, 교육차원…”=지난 17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인천 어린이집 폭행 보육교사 A씨는 아이들에게 한마디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원생 B(4)양을 폭행한 이후 여러 원생이 무릎 꿇고 보는 앞에서 B양에게 토사물이 떨어진 곳으로 기어와 토사물을 손으로 집어 들어 먹게 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다른 피해 아동에게 버섯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먹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한 뒤 뺨을 때리기도 했다.
지난 8일 CCTV에는 A씨가 율동 동작이 틀렸다며 한 아동의 모자를 강제로 벗기고 어깨를 밀어 바닥에 넘어뜨리는 장면도 있었다.
이때 다른 아동 2명의 어깨를 밀쳐 바닥에 주저앉게 하고, 동작을 틀린 아동에게는 다른 곳을 보고 있으라고 해 정서적인 학대를 한 장면도 포착됐다. 지난 9일 낮잠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다며 아동 11명을 향해 이불을 던진 장면도 공개됐다.
경찰은 피해 아동 2명의 진술을 토대로 추가 범행을 추궁했으나 A씨는 “아이들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이지, 폭행은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B양을 심하게 폭행한 이유에 대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며 “습관을 고치려는 훈계 차원이었다”는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초 CCTV 영상으로 공개된 한차례 폭행 혐의만 인정하며 상습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A씨는 “다른 아이들도 때린 적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상습폭행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처음 때린 거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씨한테 맞아 내동댕이쳐지듯 바닥에 쓰러진 B양이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고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줍는 CCTV 영상으로 미뤄 볼 때 예전부터 폭행을 반복적으로 당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동보호기관의 한 관계자는 “B양이 겁나서 폭행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먼저 말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의붓딸 성폭행하고 흉기로 살해한 안산 인질범 “나도 피해자”=안산 인질범 김상훈(46)은 지난 12일 오후 부인 A(44)씨의 외도를 의심해 전남편 B(49)씨의 집에 침입, B씨의 동거녀(32)를 감금하고 있다가 귀가한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귀가한 의붓딸 2명도 인질로 삼고 13일 A씨를 협박하던 중 막내딸(16)을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큰딸은 경찰조사에서 “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자 흥분한 김상훈이 침대 위에서 흉기로 동생을 찔렀고, 동생이 침대 아래로 떨어지자 침대 시트로 목과 입을 눌러 살해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한 김상훈이 막내딸이 숨지기 전 성추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이같은 인면수심의 경악스런 범죄를 저지른 김상훈은 구속되면서도 반성하는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5일 통합유치장이 있는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나서면서 김상훈은 뉘우치는 기색없이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취재진에 “나도 피해자다. 경찰이 지금 내 말을 다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막내딸이 죽은 건 경찰 잘못도 크고 애엄마(A씨) 음모도 있다. 철저한 수사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속영장이 떨어지기 직전에도 김상훈은 취재진에 “(경찰의 잘못은) 막내딸 죽을 때 오히려 나를 안정시킨 게 아니고 더 답답하게 만들었고 흥분시켰다.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것이 없어 장난 당하는 기분이었다. 아이들을 죽일 명목(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상훈은 또 “애들이 살려달라는 소리를 애 엄마가 무시한 것이다. 인간으로서 이해가 안 간다. 애들한테 살려주기로 약속했는데 애 엄마한테 무시당했다”며 범행의 책임을 부인에게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구속된 이후 경찰 조사에서도 김상훈은 여전히 부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불성실한 태도로 경찰조사에 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은 ‘다리가 아픈데 치료부터 하지 왜 조사를 먼저 하느냐’며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범행에 대해서도 부인의 음모에 빠진, 억울한 입장이라고 항변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오는 19일이나 20일께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