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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단편소설〖상사〗6회..
기획

한애자 단편소설〖상사〗6회

한애자 기자 haj2010@hanmail.net 입력 2019/04/07 22:15 수정 2019.04.08 03:16

한애자 단편소설〖상사〗6회

상사! 그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모애의 잠재적인 이상형인 듯 마음을 사로잡는다. 전체적인 인상이 지적이고 명석함이 베어있는 품위를 발산하였다. 상큼한 단발머리와 매혹적인 보조개, 가녀린 s라인을 이루고 있는 자신에게 상당히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체감하며 또 황홀해 하였다. 그는 자신을 이미 사랑하는 표정이었다.

모애는 미모의 여교사라는 점을 이용해 그를 충분히 유혹했는지 모른다. 맘에 드는 남자를 자신에게 빨려들게 하는데 자신감이 넘치듯 하였다. 자신의 아름다움에 빠져드는 그에게 자신도 함께 빠져드는 그 몰아경의 상태, 그것은 또한 언제나“최고”를 꿈꾸는 기질과도 어울렸다.

아름답게 치장한 모습을 그가 보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늘 설레이었다. 그가 자신이 보고 싶어 자주 드나드는 곳에 그의 모습을 나타낼 때, 사랑의 전주곡이 울리고 설레임과 함께 사랑이 다가왔다. 그러나 모애는 한쪽의 마음에서는 이제 그런 은밀함에서 돌아서고 싶었다. 그것은 하늘이 허락하지 않은 남녀의 사랑이라고 자각한다. 허무함도 알고 잠깐의 반짝이는 신기루 같음도 인식한다. 자신 역시 집에는 사랑하는 남편이 있음에도, 직장에서 애인을 두고 사는 부류처럼 여기며 부끄러움을 살짝 느낀다.

아! 허무하구나!

자신이 사랑하였던 그들! 한 때 반짝이는 그 사랑의 순간들은 어디론가 신기루처럼 사라져 갔다. 모애는 이제 그런 사랑은 하고 싶지 않았다. 돌아서리라 다짐하며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여자는 삼십대에서 사십대에 제일 멋있어’……

언젠가 폐경기의 오십대 선배 여교사가 한숨과 함께 내뱉은 말이 귓가에 쟁쟁하게 울렸다. 삼십 대의 자신의 아름다움은 맘껏 날개를 자랑하는 공작새와 같은 화려함이었다. 희고 고운 피부, 찰랑이는 머릿결, 조깅으로 연단된 매력적인 몸매! 입가에 매혹적인 미소! 같은 여자인 그들이 늘 이런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내면 모애는 그 찬사를 당연시 하였다. 모애는 패션 감각도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센스가 있었다. 특히 모애는 니트 정장을 즐겨 입었다. 니트가 나이가 들어보이는 약점과는 달리, 오히려 매력적인 균형 있는 몸매가 드러나 여성의 곡선이 타고 흘렀다. 니트 차림은 신축성이 있어 멋을 부리면서도 학교 근무하기에 매우 편안하였기 때문에 즐겨 입었다. 전신거울 속에 아름다운 보라색 니트 정장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만족하며 사랑하고 있었다. 그와의 사랑은 자신을 애달프게 하였다. 무르익은 사십대 여인이라서 그런가. 여인의 제2의 사춘기라서 그러한가! 그를 사랑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면서도 어느덧 그를 그리워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서 화가 나기도 하고 연민을 느끼기도 하고 한편으론 무슨 비극배우처럼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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