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정 대표 구명 로비 의혹 사건에 연루된 법조인 가운데,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최 변호사가 처음이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된 정 대표 항소심 재판을 맡으면서 재판부에게 청탁하는 등의 명목으로 50억 원의 수임료를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최 변호사의 활동이 적법한 변론 행위가 아니라 사실상 구명 로비에 해당한다고 보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1300억 원 대의 투자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 모 씨 사건을 맡아 선임계를 내지 않고 50억 원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도 추가됐다.
최 변호사가 정 대표와 송 씨로부터 받은 수임료는 무려 100억 원에 달한다.
최 변호사의 구속 여부는 오늘 오후 3시 법원의 영장 실질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최 변호사의 사무장 권 모 씨는 최 변호사와 함께 증거 인멸 혐의로 체포됐다가 어젯밤 석방됐다.
검찰은 정 대표의 상습 도박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홍 모 변호사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과 기획조정부장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친 홍 변호사는 정 대표의 고문 역할과 함께 변호를 맡았다. 그는 고교 동문으로 정 대표의 구명로비에 앞장 선 브로커 이모(56·수배 중)씨의 소개를 받아 정 대표와 알게 된 뒤 ‘형님 동생’처럼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변호사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요 의혹은 정 대표가 300억원대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검·경 수사를 받다 2차례나 무혐의 처리되고 이후 100억원대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기소된 뒤 검찰 구형량이 깎이는 과정 등에서 검찰에 일정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법조비리 의혹 수사 초기, 거액 수임료 반환 문제로 정 대표와 갈등을 빚은 부장판사 출신의 최유정 변호사와 달리 홍 변호사 수사에 미온적 자세를 보였다. 그러다 ‘제식구 봐주기’ 논란 등 여론이 악화한 지난 10일 홍 변호사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역시 최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지 1주일이나 늦게 이뤄진 데다 수사방향이 홍 변호사의 수임료 탈세 여부 쪽에 맞춰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을 만큼 검찰의 부담이 감지됐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예상과 달리 정 대표의 여러 의혹에 대해 수사 속도를 내고 있는 검찰이 최 변호사 수사와의 형평성 때문에라도 조만간 홍 변호사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재직 시 후배 검사들의 신망이 적잖았던 홍 변호사를 겨눠야 하는 검찰 내부에서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전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 변호사는 이날 열릴 예정이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