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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관련자 처벌하라", 누가 세월호를 혐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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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관련자 처벌하라", 누가 세월호를 혐오하나.. 4.16 세월호 참사 5주기 하루 앞두고 참사 책임자 처벌 대상명단 1차 발표 기자회견

안데레사 기자 sharp2290@gmail.com 입력 2019/04/15 17:13 수정 2019.04.16 09:01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참사 책임자 명단’을 공개하며 처벌과 수사를 촉구했다.

15일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책임자 17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처벌을 촉구했다. 명단에는 박근혜 청와대와 정부, 해양경찰 등 주요기관 인사가 망라됐다. 유가족들은 혐의가 있는 이들이 300여명에 이른다며 추가 명단 공개도 예고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4.16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은 "세월호 참사는 승객이 퇴선을 못하게 해 사고를 참사로 만든 국가적 범죄"라며 "진실 규명과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발표 이유를 밝혔다.

이들이 발표한 명단에는 당시 사고를 보고 받고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친 책임을 물어 박근혜 정부 인사들 중 당시 대통령인 박근혜와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 전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 등 청와대 관계자들 5명을 포함시켰다.

특히 사고 이후  광주지검 수사팀에 압력을 행사해 구조를 의도적으로 방해한 의혹이 있는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교안 자한당 대표와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이었던 전 국정원장 남재준의 실명도 공개한 뒤 강력 처벌을 요구했다.

또 배가 기울어졌다는 보고를 받고도 승객들을 안정시키라며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주영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관계자 7명도 명단에 올랐다. 사고 당시 구조대에 현장 영상을 요청한 해수부 상황실 직원 1명이 책임자로 꼽혔다.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현 자유한국당 대표) 등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미숙한 대응과 ‘세월호 국정원 실소유주 논란’ 등에 따른 핵심 의혹으로 이름을 올렸다.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는 "해수부는 해경의 소속 부처로서 구조에 대한 책임이 있는 기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전 장관은 해경 123정장 수사를 맡은 수사팀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빼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구조를 맡은 해경 관련자는 6명이 명단에 포함됐다. 안순호 4.16연대 상임대표는 "김석균 전 해경청장, 김수현 전 서해해경청장은 퇴선 명령과 반대되는 지시를 내렸다"며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은 지휘책임자로서 현장에 나가지도 않고 퇴선명령도 하지 않았다고"고 밝혔다. 이춘재 전 해경 경비안전국장과 신원미상 해경,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 직원 2명도 명단에 포함됐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당시 청와대 인사들은 재난 상황에 콘트롤 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하거나 은폐했다는 이유로 참사 책임자로 꼽혔다.

김병철 전 기무사령부 준장, 소강원 전 기무사 소장 등은 기무사가 ‘세월호TF’를 구성해 유가족을 사찰하는 등 진상 파악을 방해하거나 은닉했다는 이유로 참사 책임자로 거론됐다.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은 "구조 가능했던 1시간 40분 동안의 대기 지시 탓에 사고를 참사로 만든 국가 범죄사실의 왜곡과 은폐를 더이상 허용할 수 없다"며 "책임자 처벌은 지금도 밝혀지지 않은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우리 국민들에게 어떤 마음의 상처를 입혔는지 정부가 제대로 알고, 이를 치유하려면 전면 재수사가 강행돼야 한다"며 "유가족들이 원하는 책임자 처벌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4·16연대는 앞으로 책임이 확인된 관계자 명단을 2~3차례 추가 공개할 계획이다. 4·16연대 관계자는 "현재 예상하기로는 조사와 수사 의뢰가 필요한 사람만 30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들은 유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전담 수사기구인 특별수사단 설치도 추진한다. 또 국민이 직접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고소고발인단'도 꾸려 유가족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참여하는 범국민운동으로 규모를 키워갈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이날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민 최고위원은 "유가족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책임자 17명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며 “제대로 된 수사를 위해서는 유가족이 요구하는 특별수사단 또는 특별수사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식을 잃은 사람을 물어 뜯었다".. 혐오 발언자들의 말은 폭력, 처벌해야

지난 13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부터 시청 앞 도로까지 다시금 세월호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문화제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는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는 이름의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는 참사 5주기를 맞아 그간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를 돌아보는 한편, 지금 우리 사회에 남은 과제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되돌아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기억' '책임' '미래'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크게 나뉘어 진행됐다. 각 키워드에 따라 발제자들이 각자 특정 주제의 이야기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특히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희 교수는 여전히 세월호를 비방하며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이들을 처벌할 법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광화문 광장의 추모 행사에 맞서, 대한애국당 등 특정 정치 세력과 태극기를 앞세운 이들은 군가와 함께 박근혜 석방 등을 강경하게 주장하며 추모 분위기를 저해했다.

단원고 세월호 희생자 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는 2015년 자신의 SNS에 악성 댓글을 달고, 아들 사진을 퍼가 조롱 글을 올린 이들을 고발했다. 잡고 보니 수현군 또래 고등학생이었다. 부모는 '선처를 부탁한다'고 연락해왔다. 박씨는 "자식 잃은 사람을 말로 물어뜯은 잘못은 가볍지 않다, 어려도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다.

201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가면, 희생자 304명이 타고 있던 세월호가 거의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라앉았다. 국무총리·장관과 새누리당 의원들도 노란 리본을 달고 일정에 참가했다. 모두가 슬퍼했고 다 함께 추모했다.

세월호가 누군가에게 '조롱'과 '혐오'의 대상이 되기까진,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시작이었다. 온라인에 퍼지던 나비 모양 리본 이미지를 일베의 'ㅇㅂ'로 바꿔 유포했다. 희생자를 소재로 음란 게시물을 올렸고, 희생자 가족을 '유족충'이라 지칭했다. 2014년 9월 급기야 단식투쟁 중인 유족 앞에서 치킨과 피자를 주문해 먹는 '폭식 집회'를 여는 반 인륜적인 행태까지 보였다.

한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잘못 이해되고 있다며, 폭력은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욕하는 혐오 발언 등은 "잘못된 생각을 하는 특정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우리가 전복하려는 대항 세력이 본래의 시민 억압 상태로 사회를 되돌리려는 '반동의 정치 하에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혐오 발언은 우파 포퓰리즘의 방식으로, 한국의 경우 기존 권력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술로 활용하고 있"며 "약자를 우리 사회에서 분리해 떼어 낸 다음, 그들을 우리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로 규정하려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이 같은 혐오 발언으로 인해 권력자들은 이 사회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 공포에 휩쓸려 들어오는 생각 없는 사람들, 생각하기를 부정당한 사람들로 자신의 정치 기반을 확보하려 한다"며 "우리는 저 혐오발언에 강하게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들의 혐오 발언은 표현이 아니며, 토론도 아니고, 민주주의도 아닌 권력일 뿐"이라며 이에 저항할 규제 장치를 우리 사회에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치 찬양을 처벌하는 독일, 앵톨레랑스에 반대하고 톨레랑스를 더 확고히 하기 위해 나치 부역자를 처벌한 프랑스 사례를 제시했다.

'대통령의 7시간' 공개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시기 행적이 모호한 박근혜 7시간에 대해 송기호 변호사는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봉인해버려 과거를 확인치 못하게 한 황교안 현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한 법리 공방을 이어나가야 한다며 당장의 과제를 소개했다. 

황 대표는 대통령 권한 대행 시기 박 전 대통령의 7시간을 기록한 문건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 대중에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게끔 조치했다.

이에 반발한 송 변호사는 지난 2017년 6월 "'7시간 문서'를 봉인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송 변호사의 손을 들어줬으나, 2심은 이를 뒤집어 황 대표 측 손을 들어줬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송 변호사는 "상식이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세월호 7시간 문건이 법에서 정한 비공개 요건에 전혀 해당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며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서 '황교안의 봉인'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교안의 봉인' 문제는 복잡한 법리 해석의 문제가 아니며, 사람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예의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송 변호사는 "황 대표가 권한 대행 시절 미처 봉인하지 못한 '캐비닛 문서'의 정보공개도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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