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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를 마지막 끝으로 물러나는 사람들..
정치

19대 국회를 마지막 끝으로 물러나는 사람들

[시사] 김현태 기자 입력 2016/05/20 08:48

정의화 국회의장이 20대 국회를 향해 "권력이 아닌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 다음 선거가 아니라 국가 미래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참된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의장은 19일 열린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주재한 뒤 "마지막으로 퇴임을 하면서 한 말씀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정 의장은 19대 국회에 대해 "의원 모두가 투철한 애국심과 사명감으로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19대 국회를 향한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해서 가슴이 아프다"며 "지난 2년여를 돌아보면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를 감당하기에는, 우리 모두 솔직히 많이 부족했다"고 개탄했다.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19일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으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누군가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며 입장했다. 같은 당 김도읍 수석원내부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본회의장 출입문 가까이에 서서 대화를 나눴다.

총선 후 처음 열린 이날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은 낙천·낙선·당선한 의원들이 오랜만이자 마지막으로 얼굴을 맞대는 자리였다. 지난 17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의 잇따른 무산으로 계파 갈등이 폭발한 가운데 각 계파가 모이는 자리로 본회의장은 시선을 끌었다.

‘논란’의 인물인 유승민 무소속 의원은 10시1분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찍은 ‘배신의 정치인’이 돼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한가운데 있던 인물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최근 비대위 구성과 혁신위원장 비토 이유로 유승민 의원 복당 문제가 걸려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유승민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김무성 전 대표와 악수한 후 박민식 의원, 김학용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의원과 두루 악수하며 인사한 후 더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도 인사를 나눴다.

멀찍이 떨어진 자리에서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예의 그 큰 목소리로 “자리는 그대로인가”하며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국회 직원과도 살뜰히 인사를 마친 유승민 의원은 국회 직원의 안내를 받고 바뀐 자리에 착석했다.

국회 본회의장 의석 배치는 국회 의장석을 기준으로 제일 왼쪽부터 국무위원석, 비교섭단체·무소속 의원석, 새누리당 의원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석으로 나뉜다. 지난 2월15일자 기준으로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 의원석 중에서도 뒤에서 네 번째 자리에 배치됐었다. 의장석을 기준으로 하면 가운데다.

하지만 총선을 거치며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유승민 의원은 5월17일자 기준 본회의장 배치도에 따라 비교섭단체·무소속 의원석으로 자리가 바뀌었다. 유승민 의원 자리 주변으로는 비슷한 시기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주호영·윤상현·이재오·강길부·김태환·이해찬 의원(이상 무소속) 의원이 자리했고 김영환·주승용·김한길 의원(이상 국민의당 소속) 등이 자리를 잡았다.

“당에서 굳은 일은 도맡다 시피 했다”고 했지만 낙천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주호영 무소속 의원도 오랜만에 국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역시 새누리당 의원을 두루 만나 인사를 나눴다.
 

▲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를 위해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의자에 앉은 이는 서청원 전 최고위원이다. 사진=포커스뉴스

 

 이날 국회 본회의장 입장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먼저 했다. 보통 국회 본회의 전 각 당은 의원총회를 하는데 사실상 지도부가 공석인 새누리당은 이렇다 할 회의 없이 각자 본회의 시간에 맞춰 회의장으로 입장했다.

김을동·황우여 의원 등 낙선한 의원도 속속 본회의장으로 들어섰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그 속에서도 계파별로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비박계 의원들은 일찌감치 본회의장에 입장한 반면 친박계 의원들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좌석을 정돈해 달라”고 한 10시25분이 훌쩍 지난 후에야 입장하기 시작했다.

공천 막판까지 김무성 전 대표와 의견을 함께했던 김을동 전 최고위원은 유승민 의원과 만나 인사를 하며 손에 들고 있던 휴지로 눈물을 찍어 내는 모습을 보였다. 의원들과 두루 인사를 나눈 김을동 전 최고위원은 김무성 전 대표 옆자리에 앉아 김학용 의원 등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를 향해 사퇴를 압박했던 김태흠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비박계 김성태 의원을 만났다. 김성태 의원은 정진석 원내대표 유임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지난 17일 상임위 무산 후 혁신위원장(내정)에서 사퇴하려던 김용태 의원을 찾아가 적극적으로 말리기도 했다.

김성태 의원은 김태흠 의원의 손을 잡고 당부하는 듯 맞잡은 손을 흔들었으나 돌아선 김태흠 의원은 무표정했다.

전반적으로 친박계 의원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은 늦었다. 10시44분 즈음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전 최고위원이 본회의장을 들어섰다. 서청원 전 최고위원과 이웃한 자리에 앉은 김무성 전 대표는 서청원 전 최고위원과 악수를 나눈 후 곧바로 4·16세월호특조위 황전원 상임위원 선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위하 자리를 떴다.

서청원 전 최고위원 자리에는 원유철 전 원내대표와 이장우·김도읍·이군현 의원 등이 찾아왔다. 서청원 전 최고위원도 세월호특조위 선임안에 투표를 했다. 그 후 이주영 정병국 의원 등과 인사를 나눈 서청원 전 최고위원은 정병국 의원을 따로 불러 3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

본회의장 벽에 바짝 붙은 서청원 전 최고위원은 한 손으로 벽을 집고 선 정병국 의원에게 3분 내내 열변을 토하듯 말을 쏟아냈다. 두 손을 팔꿈치 높이로 들어 올린 채 손바닥을 하늘을 향했다가 심하게 아래위로 흔들리기도 했다. 정병국 의원은 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거나 턱을 받치는 등 포즈를 취하며 주로 서청원 전 최고위원의 말을 듣는 입장이었다.

서청원 전 최고위원은 열변을 토하는 듯한 모습이었으나 둔탁한 그의 목소리는 본회의장 벽을 넘어 방청석까지 닿지 않았다.
 
정병국 의원은 이어 앉은 자리에서 원유철 전 원내대표를 맞았다. 인선 투표를 마치고 나오던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정병국·이주영 의원을 향해 “중진모임, 00 형이 그 날짜 되냐고 물어서 안 된다고 했는데 그 날짜를 잡았다. 내가 그동안 고생했다고 생각하면 내 날짜(내가 편한 날짜)로 잡아줘야지”라며 하소연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걱정이 된다”, “힘들 것 같다. 좀 나눠줘야 한다”는 말을 했고 정병국 의원 옆자리에 있던 이주영 의원은 “혁신위원장과 비대위원장” 등의 단어를 써가며 대화를 나눴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정진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예고한 중진모임 날짜를 이야기하는 듯 했다. 친박계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정진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는 19일 이후 새누리당 중진 의원 모임을 열고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비박계가 다수인 새누리당 중진 모임에 친박계 원유철 전 원내대표가 꼭 참석해야 한다고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는 재적의원 292명 중 235명 가량이 참석해 신해철법, 주사기 재사용 시 의사면허 취소 내용을 담은 법 등 138개 법안이 처리됐다.

정의화 의장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19대 국회를 마무리하는 지금 국회에 대한 국민의 비판과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20대 국회는 기본에 충실한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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