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벌 3세들의 갑질과 마약 파문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초 호화스런 환경에서 나고 자란 그들이다.
그런데도 왜 이런 스캔들에 연루되게 될까 하는 생각들을 하는 건 당연하다. 그들은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최고의 교육도 받았을 것이다.
이런 것을 볼 때 진정 참다운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우리 사회가 물질만능주의 속에 묻혀 갈수록 인성이 피폐해져가는 양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일념으로 학습능력 곧 "공부"에만 매달리는 지식 주입에만 치중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사람을 훌륭한 인격체로 만들려면 지식교육에 앞서 먼저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단기간의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인성교육을 등한시 해왔다. 오로지 입신출세만을 위한 교육의 한계가 물질 풍족과 맞물려 오늘에 이르러 청소년기부터 잘못된 가치관을 갖게 만든 것이다.
바로 교육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인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여기에서 성공을 지금 우리 사회가 좇는 출세라는 개념과는 구별해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성공하는 인간을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정리했다. 재력, 권력, 명예로 상징되는 출세를 향한 길을 질러가려는 경도(徑道) 추구만을 상책으로 여기는 사회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
이런 사회적 풍토에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성(人性)이란 인간성을 말하며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고유의 인간적 본질이나 속성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인성은 사람이 태생적으로 갖추고 있는 정신적 · 정서적 유전자인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심성(本然之性)은 성장과정을 통해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어떻게 갈고 닦이느냐에 따라 품위가 더해져 인품이 형성된다. 나아가 참된 인간다움의 인격이 조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엄격하게 말해 선천적인 개념의 인성교육보다 후천적인 영역의 인격교육 또는 인품교육이 더 적확한 표현일 수도 있다.
인품은 바로 인간의 품격이나 품위이며 인격은 인간의 됨됨이다. 바로 이 인품이나 인격을 만들어주는 것이 교육인 것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성품이며 성격이라 할 수도 있다. 이에 E. 스펜서는 '교육의 목적은 성격의 형성에 있다'고 했다.
하나의 인간 개체를 사회적 훈련이 없이 자연 환경 속에 그대로 두면 미개인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간답게 새로운 형질(character)을 부여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 어떻게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사회에서 어떤 인간상이 형성되는지 좌우되며 객관적으로 인식되는지가 정해진다. 그래서 호라티우스는 '교육은 사람의 타고난 가치에 윤기를 더해준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올바른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인성교육은 마음의 바탕이나 사람 됨됨이의 성품을 함양시키기 위한 것이다. 인성교육진흥법의 제2조 1항에서는 인성교육을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 · 공동체 ·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 인성교육의 표본을 보인 인물로 신사임당을 꼽는다. 그는 언제나 겸손, 온유, 인내라는 덕목을 중시하며 성실과 신의를 지킬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디를 가든지 상대방이 믿을 수 있고 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다.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출세지상주의보다 인간의 참다운 성공가치를 우선으로 삼은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유대인들의 자녀교육법과 세계 최고의 교육 강국 핀란드의 인성기반 교육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유대인들은 옛날부터 책의 민족으로 알려져 왔다. 역사를 통해서 세계에서 인성교육에 가장 열심을 쏟는 민족이다.
하지만 95%의 학부모들이 3~5%의 일류 대학에 진학하는 꿈을 갖고 있는 한국의 현실은 우리의 교육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간품성 교육은 뒷전에 밀린 체 경쟁과 상쟁의 출세를 위한 학습에만 매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소크라테스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유명한 말을 했다. 그는 말년에 아테네의 언덕에 오르는 것을 마지막 소원으로 갖고 있었다. 그는 아테네의 가장 높은 언덕에 올라 모든 사람들을 향해 마지막으로 외치고 싶은 말이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세상의 돌멩이를 모두 돈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재물을 물려받을 어린이들에게 오히려 좀 더 정성을 기울여 교육하라."
올바른 자녀교육은 그 어떤 재물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었던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데 있다'고 설파한 루소의 말대로 이제 우리 사회가 참인간을 만드는 인성교육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