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사가 해고자 복직 등을 위한 노사 실무교섭을 시작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2009년 정리해고 이후 사측과 해고자들이 공식적인 교섭을 갖는 것은 5년5개월 만이다.
21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쌍용차 이유일 사장과 김득중 쌍용차지부장, 쌍용차노조(기업노조) 김규한 위원장이 평택공장 본관에서 회동을 갖고 △해고자 복직 △손배 가압류 △쌍용차 정상화 △26명 희생자 유가족 지원대책 등 4대 교섭 의제를 확정했다.
구체적인 실무 교섭 일자와 교섭위원 등은 쌍용차 노-노-사 3자 간의 별도 협의를 통해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쌍용차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지난 14일 평택공장에서 이유일 사장 및 해고자들과 만나 빠른 시일 내에 노사가 해고자 문제를 논의하자고 언급한 바 있다.
ⓒ굴뚝일보
해고자들의 굴뚝 농성도 40일을 넘긴 상황이다. 특히 굴뚝 농성 중인 해고자 2명은 마힌드라 회장이 공장을 방문한 지난 14일부터는 대화 테이블 마련을 요구하며 굴뚝 밑에서 제공되는 식사와 물도 거부한 채 비상식량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기사 : 쌍용차 굴뚝농성자, 음식 제공 거부)
쌍용차지부는 사측과 교섭에 합의함에 따라, 이날부터 식사와 방한용품 등을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득중 지부장이 1월 말이나 늦어도 설 연휴 이전엔 해고자 복직을 전제로 한 굴뚝 농성 해제를 제안했다.
3월 임기 종료 이유일 사장, '해고자 복직' 남은 숙제 풀까?
한편, 올해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유일 사장은 임기가 끝나는대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이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차 '티볼리' 시승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올해 3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이 건은 이미 최대 주주와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출신인 이 사장은 지난 2009년 2월 쌍용차의 공동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된 후 지난 6년간 쌍용차를 이끌어 왔다.
이에 따라 오랜 시간을 끌어온 해고자 문제를 원만하게 매듭짓는 것이 남은 두어 달의 임기 동안 이 사장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사장이 "회사를 떠나는 게 아니라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밝힌 만큼, 해고자 문제 해결이 이 사장의 향후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