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노숙인들은 마음에 상처를 갖고 삽니다. 누군가와 헤어졌고, 헤어지면 어떤 식으로든 상처를 품게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게을러서, 알코올 중독자라서 거지가 됐다 그러죠.”
노숙인을 그린 웹툰 <길리언>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길리언>은 노숙인에서 강연가·작가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김태현씨(51)가 자신의 노숙생활을 바탕으로 쓴 웹툰으로, 그가 거리에서 만난 실존 인물들이 등장한다. 김씨가 노숙인 지원 종교협의체인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와 함께 노숙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자 기획한 웹툰이다.
‘길에서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길리언’도 그가 붙인 이름이다. 그림은 신웅 화백이 그렸다. 모바일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 지난 7일 첫 연재를 시작한 <길리언>은 22회에 걸쳐 오는 12월까지 매주 토요일 게재된다.
<길리언>의 스토리작가이자 주인공 ‘태원’의 실제 모델인 김씨를 최근 경향신문사에서 만났다. 그는 “전 세계에서 노숙 관련 콘텐츠를 다큐가 아닌 드라마 형식으로 만든 만화는 처음”이라며 “일반 만화처럼 선입견 없이 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길리언>을 영화로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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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한때 부산에서 잘나가던 무역업자였다. 1997년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나면서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자 야반도주를 했다. 전남 여수로 가서 식료품 배달, 건설 현장 일용직 등을 하며 재기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공사 현장에서 발목을 다쳐 잡부 일도 할 수 없게 되면서 여수역에 자리를 폈다. “자존심 때문에 양복을 입고 음식 쓰레기를 주워 먹었어요. 점차 요령이 생겨서 기사식당 같은 데 가서 쓰레기통을 뒤졌죠. 당시 여수역에는 ‘밥차’ 같은 게 없었어요. 죽으려고 한겨울에 소주를 먹고 밖에서 잔 적도 있지만 사람들이 깨워서 살았죠. 그때부터 내가 거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습니다.” 그는 여수역이 철거되면서 2008년 서울역으로 올라와 2010년 노숙생활을 접기까지 5년을 거리에서 살았다.
김씨는 거리에서 여러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내가 만난 노숙인들 중에는 대단한 경력자들도 많았다”면서 “남 탓을 하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 실패는 무리하게 돈을 빌려 사업 확장을 했기 때문이고, 저를 떠난 아내도 제 책임이라는 것을 깨달게 됐지요.”
그는 동사 등으로 매년 300여명이 죽어나가는 노숙인들의 실태를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2008년 인터넷사이트 다음 아고라 경제방에 ‘비즈링크’라는 아이디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신자유주의 등 경제 얘기와 함께 노숙에 관한 글을 올렸더니 호응해주는 리꾼들이 늘었고, 서울역으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웹툰에 등장하는 ‘소연’씨(54·가명)도 서울역으로 그를 만나러 온 게 인연이 돼 연인이 됐다. 동조해주는 누리꾼들이 노숙인을 돕는 자원봉사단을 꾸리면서 정치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그는 노숙인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려고 “여기 사람이 죽어간다”고 적은 유인물을 만들어 국회의원들에게 돌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노숙인에게 관심을 보이는 정치인은 많지 않았다.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은 그가 서울역을 떠난 후인 2011년에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씨는 노숙인을 ‘세금 도둑’으로 볼 게 아니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복지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노숙인은 사회안전망이 무너지면서 나온 피해자들”이라며 “노숙인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주는 클리닉을 설립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공존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살지 않으니,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런 세상에서 패배자가 나오고, 노숙인들이 양산되고 있는 겁니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우리은행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우리은행 최대주주는 51.6%를 가진 예금보험공사로 우리은행은 공공기관에 가깝다.
우리에프아이에스 올해 분기 보고서를 보면 우리에프아이에스의 회계감사인은 ‘안진회계법인’으로 나온다.
우리에프아이에스 측은 “우리은행에서 감사를 선출하기 때문에 임 감사가 어떤 분인지 알지 못했다. 임 감사를 해임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씨에게 6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