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의 고소는 전방위적이다. ‘어버이연합 게이트’를 보도한 언론들이 가장 많이 당했다. 4월14일부터 CBS <김현정의 뉴스쇼>, <위키트리>, <시사저널>, JTBC, <일요시사>, <CNB저널> 기자·앵커를 고소했다.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4월26일에는 국민의당 대변인도 고소했다. 논평에서 어버이연합을 ‘용팔이’라고 비난했다는 이유였다. 5월 들어 예능인들도 타깃으로 삼았다.
5월11일 유병재를 고소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개그맨 이상훈(아래 사진 오른쪽)을 고소했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 출연해 어버이연합의 명예를 훼손하는 대사를 읊었다는 이유에서다.
어버이연합은 일반 누리꾼 2명도 고소했다. 그중 한 사람은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이다. <리얼팩트>는 고소당한 일베 회원이 “어버이연합은 테러리스트 단체다” “폭력으로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단체 어버이연합”이란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몸통의 실체는?
추선희 사무총장은 어버이연합이 공개한 고소장 대부분에 고소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방송인 이상훈·유병재에 대한 고소장에도 고소인이 추선희 사무총장으로 나와 있다. 심인섭 어버이연합 회장이 고소인으로 적힌 문서는 한 건도 없다. 잠적해 있는 동안에도 어버이연합의 ‘주된 업무’는 여전히 추 사무총장이 맡아서 본다.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이 이른바 '어버이연합 커넥션'의 새로운 꼭짓점으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목했다.
백혜련 더민주 국회의원 당선자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어버이연합 등 불법자금지원 의혹 규명 진상조사 TF' 3차회의에 참석해 "우 수석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으로 들어간 2014년 5월과, 재향경우회가 탈북단체들에게 자금이 지급된 시기가 거의 비슷하다"라며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백 당선자는 '우 수석-SDNJ홀딩스-삼남개발-재향경우회-어버이연합'의 관계에 주목하며 "청와대, 재향경우회, 어버이연합 등 커넥션 의혹"을 설명했다.
"검찰, 성역없는 수사 나서야"
백 당선자에 따르면, 기흥컨트리클럽의 운영사인 삼남개발은 재향경우회(삼남개발 주식 50% 보유)에 2014년, 2015년에 각각 23억원, 21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재향경우회는 어버이연합 등에 자금을 지급(2014년 4월~11월 총 29차례 약 2500만원, 2014년 12월~2015년 3월 총 3차례 1700만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남개발은 재향경우회와 SDNJ홀딩스가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SDNJ홀딩스의 주식은 우 수석의 장모 김아무개씨가 20%, 김씨 자녀(우 수석 아내 포함) 4명이 각각 20%씩 갖고 있다.
기흥컨트리클럽은 우 수석의 장인인 이상달 정강중기·건설 회장(2008년 사망)이 재향경우회로부터 인수한 골프장이다. 이 회장은 기흥컨트리클럽 인수 과정에서 전직 치안총수 등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1993년 6월).
종합하면, 우 수석 처가가 소유하고 있는 업체는 재향경우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재향경우회는 어버이연합 등에 여러 차례 자금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백 당선자는 "우 수석은 대검 중수부 수사 1과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 담당 주임검사였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수사기획관 등 요직을 거쳤다. 지난해 임명된 최윤수 국정원 제2차장과는 서울대 법대 동기동창으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라며 "'리틀 김기춘(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라 불리는 우 수석이 대한민국 사정·정보 라인을 총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이를 잘 수사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 당선자는 "어버이연합 게이트는 국기문란 사건임에도 검찰은 어떤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 검찰의 직무유기로 볼 수 있다"라며 "더민주 TF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성역없는 수사를 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인 우 수석은 2014년 5월~2015년 1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을 거쳐, 2015년 2월부터 현재까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