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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반기문이 大望論? 지금의 사태 면피는 안되..
정치

과연 반기문이 大望論? 지금의 사태 면피는 안되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5/26 09:22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25일 오후 제주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아직도 영호남 지역구도의 정치가 공고한 상황에서 또 다른 한축의 지역거점을 기반으로 하는 충청대망론을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중심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올려놓고 언론에서 부추기고 일부 정치인들이 말을 보태며 충청지역 민심을 흔들어 놓고 있는 데는 나름 솔깃한 이유가 있다.

아직 충청도 대통령을 가져보지 못한 허전함, 지난날 중앙정치의 한 축으로 존재했던 JP와 같은 거물정치인에 대한 향수, 영호남 주도의 정치구도에서 언제나 상수가 아닌 변수의 정치적 대접을 받아 온 것에 대한 콤플렉스, 그리고 영호남을 축으로 하는 극한의 정치구도를 해소하자는 명분이 나름의 이유라 본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도청 건물에 영호남이 아닌 '영충호시대'를 스스로 작명해서 공식 슬로건으로 걸어두고 있다. 충청도 인구가 호남인구를 넘어섰으니 영충호시대가 맞다는 것이다. 유권자 규모로서 정치적 위상이 결정되는 정치게임에서 일종의 지역 자존감의 표시인 것이다. 선거 구도로만 보면 지금은 오히려 충청이 각 정당의 선거승패를 좌우하는 최고의 전략적 요충지로 부각되어 있다.

실제의 선거에 있어서도 충청의 표심은 대한민국 전체선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몇 번의 전국선거에서 특히 충북의 표심은 대한민국 전체 평균에 가장 근접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선거전문가들은 충북의 판세를 보면 전국의 판세를 알 수 있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하고 있다. 과거 개발독재시기만 해도 충청도는 무대접, 핫바지 인식이 지역민들에게 깊게 내재되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정치적으로 그랬고 경제적으로도 그랬다.

하지만 이후 충청도는 대한민국의 한복판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정치적 캐스팅보트를 활용하여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 낸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이 위상에 걸맞게 정치적 자존존감을 채우고자 하는 열망이 충정인들에게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충북에서는 아직도 한 명의 국무총리조차도 내지 못한 정치적 상실감이 있어서 매 개각 때마다 충북 출신 첫 국무총리 배출 여부에 지역뉴스의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이런 잠재된 열망의 기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 반기문 총장이며, 안희정 지사이다. 또 그런 열망을 언론과 정치인들이 적극적으로 자극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충청대망론이다.

정치는 아주 공익적인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이기심에 필연적으로 결부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서 지금의 충청대망론 이유와 명분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또 이제까지 그런 본질적 욕망과 이기심에 의하여 대한민국의 정치가 구성되어 왔고, 현재도 여전히 그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와 용인의 문제는 다르다. 정확히 말하면 충청정도라는 한계 때문에 충청대망론을 꿈꾸지 못하는 정치 상황도 공정하지 않지만, 충청도가 권력을 한 번도 쥐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충청대망론을 용인하는 것도 국가를 위해서는 불의한 것이다. 결론은 충청대망론이 탄력을 받고 자연스럽게 확장성을 확보해 가려면 탄탄한 내용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정치 환경과 같은 형식적인 명분보다 내용적인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충청대망론의 한 가운데 있는 인물들이 과연 남북문제의 진전, 망가진 경제구조의 개조, 퇴보한 민주주의 회복, 정치문화 개조 등과 같은 현 대한민국의 주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인식과 역량이 갖춰져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내용적인 명분이다.

정치에 있어서 공학적 구도가 선거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대놓고 무시할 순 없지만 공학적 구도에만 의지해서 정치를 해서는 오히려 큰 낭패만 초래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충청인들은 사람만 잃게 되며,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같은 충청인으로서 반기문과 안희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아낀다. 그래서 반기문, 안희정이 충청대망론을 이야기 하려면 우선 지역민들에 분명하게 설득력 있는 내용적 명분을 보여줘야 하며, 그런 토대 위에 국민적 동의를 얻어 나가야 할 것이다.

내용 없는 충청대망론은 허무한 것이며, 가장 최악은 실패한 정권의 면피용으로 활용되고 폐기처분 되는 충청대망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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