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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피사의 사탑
문화

[역사속] 피사의 사탑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5/27 12:57

'기울어진 탑'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은 바로 옆 피사 대성당의 예배시간을 알려주는 종루로 지어졌다.

1174년 착공 당시만해도 현재 높이(58.36cm)의 2배인 110m로 계획됐지만 3층을 지으면서 탑이 점점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한쪽 땅이 모래와 진흙층으로 이뤄져 반대편에 비해 너무 물렁했기 때문이다.

원인을 알 수 없었던 초창기에는 탑을 증기 기관차에 연결해 잡아당기거나 기울어진 쪽에 풍선을 매달아 수직을 맞추자고 하는 등 웃지 못할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피사의사탑./사진=픽사

 베이사다리꼴 석재도 사용해 봤지만 탑이 기우는 것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렇게 피사의 사탑은 1360년 8층짜리로 완공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탑은 1년에 몇 mm씩 계속 기울었다.

1930년대엔 베니토 무솔리니가 탑을 똑바로 일으켜 세울 것을 지시해 지반에 콘크리트를 부어도 보고 얼려 보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사태는 더 악화됐다. 이후로는 손을 놓고 탑이 기우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시 시간이 흘러 1990년 사탑의 기울기가 한계치에 가까운 4.5m를 넘어서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2040년쯤엔 탑이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3000만유로(약 480억원)를 투입해 대대적인 보수작업에 돌입했다.

보수 작업은 쉽지 않았다. 반대쪽에 저울추를 달아 균형을 맞추려고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던 것. 최종적으로 북쪽 지반을 깎는 공법이 채택돼 작업을 진행했다.

10여년이 흐른 2001년 12월14일 보수 작업은 안정단계에 들어섰고 관광객들은 다시 피사의 사탑에 오를 수 있게 됐다. 탑의 기울기는 1838년 수준인 4.1m로 44㎝ 줄었다. 하지만 보존을 위해 하루에 30명만 입장을 허용했다.

그리고 2008년 5월27일 지하 모니터를 측정한 결과 사탑의 움직임이 완전히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화 공사를 이끌어온 지질학자 겸 엔지니어인 미셸 자미오코스키 교수는 "탑이 800년 만에 처음으로 기울기를 멈췄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사탑이 성공적으로 안정을 이뤄 1700년 당시의 기울기 수준을 회복했으며 앞으로 최소한 300년은 안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2년간 추가 보수 공사를 거친 피사의 사탑은 2010년 5.5도의 기울기가 3.9도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피사의 사탑이 수직으로 서 있는 모습은 영원히 볼 수 없을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기울어서 유명해진 이 탑을 완전히 똑바로 세울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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