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 주장한 방위백서 번역해 국방부 전달… 정부 강력 항의
국방부 5일뒤 반환 늑장대응 논란… 軍 “우리 백서 일본어판 배포 검토”
국방부 제공3일본 정부가 최근 독도를 자국의 고유영토로 명시한 2014년 방위백서의 한글판 요약본을 한국 국방부에 전달해 파장이 일고 있다.
2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주한 일본대사관 해군(해상자위대)무관은 16일 국방부 정보본부 무관협력과를 방문해 2014년 방위백서의 한글판 요약본 50부를 전달했다. 요약본에는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로 표기하고 일본 영토로 표시한 지도가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2004년 방위백서부터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해왔지만 독도 영유권 주장이 담긴 백서의 한글판 요약본을 한국 국방부에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일본 방위성은 백서의 한글판 요약본을 주일 한국대사관에도 전달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하지만 국방부가 독도를 일본 영토로 명기한 방위백서의 한글판 요약본을 접수한 것부터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본부 담당자는 주한일본무관의 요청대로 이 요약본을 문서수발로 20일 국방부와 합참 관련 부서에 보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내용을 보지도 않고 군 내부에 배포했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최초 요약본을 전달받은 정보본부의 담당자가 사안의 민감성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닷새가 지난 뒤에야 요약본을 일본 측에 돌려준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국방부 관계자는 “박철균 국제정책차장(육군 준장)이 21일 야마노 마사시(山野正志) 주한 일본대사관 국방무관(공군자위대 대령)을 불러 강력히 항의하고 요약본 50부를 모두 돌려줬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한국 정부는 독도에 대한 어떤 영유권 도발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지만 한참 늦은 셈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노림수에 한국 국방부가 놀림감이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리 군은 독도가 한국의 고유영토라는 2014년 국방백서를 일본어판으로 제작해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