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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사진으로보는 구의역사고 현장에서 장례까지..
사회

[포토뉴스]사진으로보는 구의역사고 현장에서 장례까지

[사회] 심종완 기자 입력 2016/06/03 10:35
[포토뉴스]사진으로보는 구의역사고 현장에서 장례까지, 시민들도 함께오열을 하였다. 비정규직의 제발을 방지하고,. 다시는 이런 슬픔이 없기를 간곡히 부탁


 
[뉴스프리존= 심종완기자] 그로부터 사흘 전 정비용역업체 직원 사망 사고가 일어난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추모 포스트잇(접착식 메모지)을 붙이고 있다.

 

30일 오후 4시30분 현재 구의역 내선순환 방면 9-4번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옆에는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잇 6장과 흰색 쪽지 1장, A4 용지 1장이 붙어 있다.

 

추모 메시지 아래쪽에는 누군가 가져다 놓은 포스트잇과 펜, 국화꽃 두 송이가 놓여 있다.

 


이곳 승강장에서 안전문 정비용역업체 직원 김모(19)씨는 28일 오후 5시57분께 정비 작업을 하다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역무실·서울메트로 등 관리감독 부실 탓에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들은 포스트잇에 아들 같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부디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저마다의 글귀로 고인의 넋을 달랬다.

 

김씨의 유가족 혹은 지인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야 미안해! 너무 힘들었지? 이제 편히 잠들어. 나중에 우리 다시 만나자!라는 포스트잇눈에 띄었다.

 


승강장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포스트잇을 관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거나, 추모 움직임에 동참하기도 했다.

 

그곳에선 평안하시길….이라고 짤막한 글귀를 남긴 직장인 홍모(33·여)씨는 "사고 원인을 떠나 열아홉 살 청년이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먹먹해 퇴근길에 들렀다"며 말끝을 흐렸다.
 
세월호참사로 자식을 잃은 유경근, 김광배씨가 2일 오후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도중 사망한 19살 비정규직노동자 김모씨의 분향소가 마련된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의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오열하고 있다. 김모씨는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과 97년생 동갑내기이다.

세 아빠는 자식을 잃었다. 1997년생 아들, 딸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서 나오지 못했고, 동갑내기 다른 아들은 2016년 5월 28일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끼어 나오지 못했다. 세 아빠는 손을 맞잡은 채,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과 김광배씨가 2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도중 목숨을 잃은 김아무개씨 분향소를 찾았다. 김씨의 영정 앞에 절을 올린 두 아빠는 김씨 부모의 손을 잡은 채 함께 오열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처럼, 영정 속 김씨도 교복을 입은 채 웃고 있었다.

김씨의 어머니가 말했다.

"(죽은) 아이에게 직장에서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그랬어요. 저 때문에 죽은 거예요."

유 위원장이 답했다.

"저도 (참사 당시) 예은이에게 선원 말 잘 들어라, 방송 지시 잘 따르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떠났어요."

"늘 잃고 나서 울어 미안합니다"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도중 사망한 19살 김모씨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2일 오후 사고현장인 구의역 9-4승강장에 모여 고인의 분향소가 차려진 인근 건국대병원 장례식장까지 행진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시민들의 추모메모지가 빼곡하게 붙어있다.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도중 사망한 19살 김모씨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2일 오후 사고현장인 구의역 9-4승강장에 모여 추모행사를 연 뒤 고인의 분향소가 차려진 인근 건국대병원 장례식장까지 촛불행진을 벌였다.

구의역은 그의 분향소가 차려진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지하철 한 개역 떨어진 곳에 있다. 이날 오후 8시, 김씨가 희생된 구의역 9-4 승강장 앞 그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이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검은리본을 나눠줬다. 시민들의 가방에 검은리본과 노란리본이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9-4 승강장 앞은 김씨가 먹지 못한 채 그의 가방에 담겨 있던 컵라면 여러 개가 놓여 있었다. 라면 위에는 즉석밥이, 또 참치캔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급히 먹을까 걱정돼 목을 축일 음료수도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세상을 떠난 다음날 생일이었던 그를 위해 숫자 '19(김씨의 나이)' 모양의 초가 꽂힌 케이크도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케이크 옆 종이에 적힌 글귀가 눈에 띄었다.

"늘 잃고 나서 울어 미안합니다."

오후 8시 10분, 모여 있던 시민들이 줄지어 서 추모 행진을 준비했다. 출발 전, 저마다 국화와 손팻말을 손에 든 채 시민들은 9-4 승강장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묵념 후 시민들이 조용히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퇴근길 지하철 2호선이 촘촘히 구의역을 지났다. 그때마다 "스크린도어가 열립니다"라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다.

시민 100여 명은 발걸음을 건국대병원 방향으로 옮겼다. 9-4 승강장을 지나 계단을 걸어 내려온 뒤, 구의역 1번 출구를 빠져나왔다. 1번 출구 앞에 촛불이 놓여 있었다. 시민들의 손에 국화와 함께 촛불이 들렸다. 이들은 건국대병원 장례식장까지 2km 남짓 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주변을 지나던 다른 시민들은 "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이라며 도보행진에 관심을 보였다.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도중 사망한 19살 김모씨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2일 오후 사고현장인 구의역 9-4승강장에 모여 추모행사를 연 뒤 고인의 분향소가 차려진 인근 건국대병원 장례식장까지 촛불행진을 벌였다.

"젊은 아이들이 희생되는 이 시대, 어른들 잘못"

김씨가 근무하던 정비업체는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 운영) 하청업체였다. 그는 대학에 가지 않았고, 비정규직으로 일했다. 이날 도보행진 행렬에 있던 김수영(25, 여)씨도 비정규직이다. 병원에서 작업치료사 일을 하고 있는 수영씨는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고려수요양병원지부의 노조원이기도 하다.

"(김씨의 일은) 비정규직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돼 참담해요. 다시는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오늘 구의역이 나왔습니다."

행렬 맨 뒤편에서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기던 중년 남성도 눈에 띄었다. 서울 관악구에서 온 강현용(64)씨는 "우리 아들도 고등학교 마치고 대학 대신 피자배달을 택했어요"라면서 씁쓸한 표정을 내지었다. 이날 오후 SNS를 통해 우연히 도보행진 소식을 접한 강씨는 퇴근 후 집에 들어갔다가, 저녁상을 마다한 채 구의역을 찾았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 샤워를 하는데, 저녁 먹을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우리 아들도 피자배달을 했는데 (그 일도) 많이 위험하잖아요. (김씨의 죽음이) 남 일 같지 않았어요."

강씨는 "결국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든 손팻말에는 "못난 어른들이 젊은이들을 아프고 죽게 합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김씨도) 하청업체에서 일했던 거잖아요. 어른들이 만든 구조거든요. 우리가 어른인 이 시대에 젊은 아이들이 너무 많이 희생돼 미안해서 오늘 구의역에 나왔습니다."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도중 사망한 19살 김모씨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2일 오후 사고현장인 구의역 9-4승강장에 모여 추모행사를 연 뒤 고인의 분향소가 차려진 인근 건국대병원 장례식장까지 촛불행진을 벌였다.

어머니, 엎드려 오열... "저도 다른 사람들 도우며 살겠습니다"

도보행진 행렬은 구의역 출발 40여 분 후,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앞에 도착했다. 김씨의 어머니, 아버지가 이들을 마중나왔다. 남편의 부축을 받으며 시민들과 마주한 어머니는 고개를 숙이며 "정말 고맙습니다. 진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사고 직후, 서울메트로 측은 허술한 안전망 속에서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김씨에게 '보고를 안 하고 작업했다'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이후 '구조가 아닌 개인에게 책임을 돌려선 안 된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서울메트로는 결국 "사고의 원인은 고인의 잘못이 아닌 관리와 시스템의 문제"라고 인정했다. 또 "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해 유가족 분들게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씨의 어머니는 서울메트로가 고개를 숙인 까닭을 "시민들이 도와준 덕분"이라고 반복해 강조했다.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던 어머니는 오열하며 말을 이어갔다.

"아들이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며) 시민의 안전을 지키다가, 자신의 안전은 지키지 못한 채 밥도 못먹고 떠났잖아요. 사고 난 직후 열아홉살 짜리 아이가 다 잘못했다고, 우리 아이 탓으로 다 몰아가 정말 억울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여러분들이 힘이 많이 돼 주셨어요. 제가 정말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 눈물바다 된 장례식장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도중 사망한 19살 김모씨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2일 오후 사고현장인 구의역 9-4승강장에 모여 추모행사를 연 뒤 고인의 분향소가 차려진 인근 건국대병원 장례식장까지 촛불행진을 벌였다. 장례식장에 도착한 시민들에게 고인의 부모가 엎드려 인사하자 시민들도 함께 오열하며 엎드리고 있다.

힘겹게 말을 이어가던 어머니는 시민들을 향해 엎드려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어머니가 고개를 숙인 채 오열하자, 조용히 눈물을 흘리던 시민들의 입에서도 탄식과 울음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아내를 달래며 힘겹게 울음을 참고 있던 김씨의 아버지도 결국 고개를 숙이며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여러분의 힘이 무섭다는 걸 처음 알게 됐습니다"라며 "예전에는 마음으로만 다른 (힘든) 사람들을 응원했는데, (앞으로) 저도 여러분처럼 다른 사람들 정말 잘 도우며 살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앞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분향소를 찾았을 때도, 김씨 아버지는 "우리 아이도 세월호 참사 때와 비슷한 시기에 수학여행을 갔다"라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유 위원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빨리 진상 규명을 했어야 했는데 너무 부족했다"라며 똑같이 "죄송하다"는 말을 꺼냈다. 

한편 방송인 김제동씨도 이날 구의역을 찾아 김씨의 죽음을 추모하고, 이어 분향소를 방문해 김씨의 부모를 위로했다(관련기사 : [모이] 김제동, '구의역 희생자' 김씨 분향소 찾았다). 이날 진행된 시민들의 도보행진은 3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도중 사망한 19살 김모씨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2일 오후 사고현장인 구의역 9-4승강장에 모여 추모행사를 연 뒤 고인의 분향소가 차려진 인근 건국대병원 장례식장까지 촛불행진을 벌였다. 분향소를 지키는 고인의 친구와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장례식장앞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미디어몽고 자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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