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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전문 예술경영가 정재왈 저 《예술경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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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전문 예술경영가 정재왈 저 《예술경영 이야기》

이인권 논설위원장 기자 leeingweon@hanmail.net 입력 2019/05/17 17:12 수정 2019.05.17 17:57
정재왈 지음 《예술경영 이야기》

[BOOK] 전문 예술경영가 정재왈 저 《예술경영 이야기》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과 이론을 '융복합'으로 엮어낸 스토리 

[뉴스프리존=이인권 논설위원장] 21세기가 들어서고도 흔히 얘기하는 강산이 두 번쯤 변하는 시점에 있다. 새로운 세기를 맞으면서 사회적 키워드가 '문화'였다. 그래서 문화예술을 부각시키지 않고서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될 정도였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서로 다투어 공연장들을 건립했고, 중앙에 집중돼 있던 전문인력들은 지방으로 분산돼 활동의 기반을 닦았다. 이런 사회적 추세에 대학의 예술 관련 학과들에 젊은 세대들이 몰려들었다. 예술경영을 공부하겠다는 열정에서다.

그러나 새로운 밀레니엄의 20년이 다 되가는 시점에 문화예술의 하드웨어에 걸맞게 참다운 예술경영의 소프트웨어가 정착되어 있을까? 아니 이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예술경영이 '스마트웨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랐었다.

지금 그 바람에 대한 현실은 "글쎄"다. 문화예술 분야의 실무가들이나 경영인들이 '과연 예술의 경영은 무엇이며 어떠해야할까?'에 대한 통찰이 필요한 때에 맞춰 의미 깊은 책이 출간돼 화제다. 현재 예술경영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왈 금천문화재단 대표의 《예술경영 이야기》다.

문화예술을 객관적으로 뚫어봤던 문화부 출신 언론인을 거쳐 직접 그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 광폭으로 활동한 저자의 통찰력을 담은 저술이다. 책의 이름이 시사하듯이 이 책은 예술을 다룬 학술서가 아니라 그야말로 주제는 무겁지만 가벼우며 편하게 와 닿는 스토리다. 그렇지만 책속에는 저자의 문화예술에 대한 명민한 사고력과 재기 넘친 투시력이 녹아져 있다.

《예술경영 이야기》는 △저널리즘과 예술경영 △극장경영의 양상 △공연예술의 이면 △예술경영의 쟁점들 △세계로 열린 창, 국제교류 △문화예술과 지방분권 등 광역대의 소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우선 저자는 '예술경영'의 의미부터 천착하고 있다. 예술경영은 말 그대로 '예술을 경영하는 것'이라 정의되지만 겉껍질을 걷어내면 그 속에는 괴리가 숨겨져 있다. 그것은 바로 근본적으로 예술은 순수성을 빠트린 채로는 논할 가치가 없다. 반면 경영은 이익이 전제되어야 그 존재성이 인정되는 이중성이 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예술경영은 예술과 경영을 독립적으로 생각할 때보다 복잡한 계산법이 함축되어 있다. 이것을 저자는 음악에 비유한다. "클래식 음악을 체감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으로 불협화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처럼 담백하게 여겨지는 예술경영은 서로 다른 가치를 새로이 통합하면서 동시에 개개의 고유 가치도 살려나가야 하는 콤플렉스(복합체)다. 그래서 예술경영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융복합적 사고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수렴성과 확장성의 각기 다른 생각체계를 구사할 수 있어야 창의적인 예술경영이 가능하게 된다. 그래서 문화예술의 경영이 관료시스템과는 부합하지 않는 이유다.

그렇기에 저자도 책에서 다루듯 문화예술계에 '문화권력'이니 '문화파벌'이니 '낙하산 인사'니 하는 관행은 문화예술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참다운 예술경영의 정신과 엇나가는 이러한 폐습들이 난무하고 있는 현실도 꼬집고 있다.

현재 공연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예술과 이를 감상하는 관객의 상호성에 대해서도 짚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겪는 현안에서부터 실제 현장에서 예술과 감상자가 만나는 상황을 예리하게 분석해 놓고 있다. 또한 작품을 기획하고 무대에 올리는 기획자의 입장과 나아가 그러한 예술작품을 수용하는 관객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저자는 예술경영가의 역할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정리하고 있다. 예술을 한정된 계층의 향유물로 인식할 게 아니라, 예술을 무한대로 확장하는 것은 예술가만의 몫이 아닌 예술경영가의 사명이라는 것이다. 곧 예술이 모든 계층의 대상으로 확대되는 무한의 바탕을 다져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편다.

저자는 충남 당진 출신으로 고려대를 나와 중앙일보를 거쳐 2003년 LG아트센터 기획운영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언론인에서 현장 활동가로 변신했다. 2006년 당시 최연소 기관장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서울예술단 이사장 겸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이후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장,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를 거쳐 현재 서울 금천문화재단 초대 대표로 있다. 또한 성균관대 대학원 초빙교수, 경희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주임교수를 엮임 했고, 현재 아주대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특임교수다. 

저자는 고려대에서 문화콘텐츠 전공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학구파로 《뮤지컬–기획 제작 공연의 모든 것》(공역), 《현장 문화예술-홍보》, 《현장 문화행사-국제교류》(공편저), 《뮤지컬에 빠지다》, 《발레에 반하다》를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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