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유)장수상회문전사의 이연우 이난영 작, 안경모 연출, 박상원 협력연출의 <장수상회>를 관람했다.
이연우는 제주도 서귀포 출생의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다.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와 1995년 UACC cinema course 수료, 1996년 USC school of cinema 졸업, 1996년 <Moon Light> 16mm 각본/연출, 1997년 <Shooting Star> 16mm 각본/연출, 1999년 한일 청소년 영화제 총감독, 2000년 <10407> digital 6mm 20분 각본, 연출, 2001년 <비누방울> 네티스미디어 창립작품 시나리오, 조감독, 2002년 극영화 <2424>로 감독데뷔, 2009 <거북이 달린다> 시나리오 감독, 2013 <피끓는 청춘> 시나리오 감독, 2014 <장수상회>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안경모(1971~)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와 용인대 연극영화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원 연출과 전문사 출신으로 현재 극동대학교 교수다. 2010 <늙은 자전거>, 2011 <살>, <해무>, 2012 <그리고 또 하루>, 2013 <천개의 기억>, 2014 <조씨 고아> 극본 2015 <무협활극 조씨 고아> 극본, 2016 <장수상회>를 연출한 장래가 기대되는 연출가다.
무대는 옛날 집들이 들어찬 허름한 골목길에 구멍가게가 있고 <장수상회>라는 간판이 달렸다. 구멍가게와 나란히 꽃가게가 새로 들어서면서 구멍가게의 주인인 노인이 퉁명스레 꽃가게의 주인인 여자노인에게 첫 대면부터 자신의 가게 앞쪽에 꽃을 늘어놓지 말라는 투정을 벌이고, 향후 구멍가게 노인의 텃세 같은 투정이 심해는 장면이 펼쳐진다.
그러나 예쁘장한 모습의 꽃가게 여자 노인은 항상 좋은 얼굴로 구멍가게 노인을 대하고, 착한 마음씨를 드러낸다. 구멍가게 노인은 자식이 없다는 설정이고, 여자 노인은 이혼을 한 여인인데, 예쁜 딸자식이 늘 상 어머니를 가까이 하고 효성 심을 보인다. 그런데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이 가끔 여자노인을 찾아오기도 한다.
이 지역은 오래된 건물 밀집지역이라서 재개발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그 구역 담당 직원인 청년이 자주 등장해 구멍가게 노인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그 구역 담당 여자 동장은 곧 헐릴 골목에 웬 꽃가게냐며 당장 치우라고 버럭 성을 내지만, 담당 청년의 만류로 되돌아간다.
구멍가게 노인은 가까이 있는 꽃 가게 여자노인의 다정하고 따뜻한 태도에 차츰 마음이 이끌리기 시작하고, 드디어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구역 담당 청년이 주는 청년 부친의 신사복 정장을 착용하고 두 남녀 노인은 첫 데이트를 하게 된다. 그것을 시발점으로 구멍가게 노인은 스마트 폰까지 구입을 하게 되고, 향후 서로 스마트 폰으로 연락을 하며 지낸다. 여자노인은 가끔 몸의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배를 웅크리고 화장실을 찾기도 하면서 어두워 무섭다며 남자 노인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청한다.
남자 노인은 옛날 가수 송민도가 불러 히트를 시켰던 “나 혼자만이 그대를 알고 싶소.”를 제대로 구성지게 불러 여자노인을 감동시킨다. 두 사람은 한강이 바라다 보이는 교각 난간에서 만나기도 하면서 첫사랑 같은 교제가 시작된다. 남자 노인은 여자노인에게 커다란 곰 인형을 사주기도 하면서 더욱 가까워진다.
그러나다 여자노인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이 등장하면서 남자노인은 질투심에서인지 여자노인에게 냉대를 다시 시작하지만, 여자노인의 남편이 아닌 딸의 삼촌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두 노인은 더욱 가까워지고 봄 꽃 축제를 함께 구경하기로 약속을 하고 집을 나선다. 그 사이에 구역담당 청년이 구멍가게를 뒤져 노인의 인감을 가져간다. 그 구역의 재개발 동의서에 날인을 하기 위해서다.
노인만 동의를 안했기에 부득이 한 경우다. 그렇지만 노인이 잊고 나온 스마트 폰을 다시 찾으려고 되돌아 와서는 청년이 인감을 가지고 나오는 것을 보고는 버럭 화를 내며 인감을 도로 빼앗으려 하지만 청년은 노인을 뿌리치고 도망을 친다. 할 수 없이 노인은 먼저 간 여자 노인 뒤를 따라 꽃 축제 현장에 도착을 한다. 그런데 그 현장에서 여자노인의 모습이 보이지를 않는다.
장면이 바뀌면 병원응급실이다. 남자노인이 도착을 하면, 여자노인의 가족들이 남자노인을 맞는다. 여자노인은 췌장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여자노인이 남자노인을 반기는 모습은 연인을 대하는 그런 느낌으로 객석에 전달된다. 객석에서 한사람 두 사람 손수건을 꺼내 눈으로 가져가기 시작한다.
대단원에서 놀라운 사실이 알려진다. 남자노인과 여자노인은 원래 부부이고, 남자노인이 치매를 앓고 있기에 그러한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해진다. 그 뿐 아니라, 그 구역담당 청년은 노인의 아들이고 여자노인의 딸도 마찬가지로 남자노인의 자식인 것으로 알려진다. 돌이킬 수 없는 치매, 죽을 날이 가까워오는 췌장암, 그러나 두 노인은 그러한 것에 개의치 않고 상대에게 다가가 함께 멋진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이호재, 김지숙, 백일섭, 양금석, 박정표, 박선준, 김민경, 정유안, 주경희, 이서환, 김지훈, 구옥분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관객을 감동의 세계로 인도를 하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전용석 박상원, 무대디자인 도현진, 조명디자인 김영빈, 음악감독 이나리메, 소품디자인 김정란, 의상디자인 김정향, 분장디자인 김정란 그 외의 제작진과 기술진의 노력과 열정이 합하여 (유) 장수상회문전사의 이연우 이난영 작, 안경모 연출, 박상원 협력연출의 <장수상회>를 친 대중적인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