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 선돌극장에서 극단 이루의 손기호 작 연출 <엄마가 낳은 숙이 세 자매>를 관람했다.
극단 이루는 창작극을 고집한다. 연극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다시 서는 남자 이야기>,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 <사랑을 묻다>등 대체로 손기호 극단 이루 대표가 쓰고 연출한 작품들이다.
손기호 대표가 쓴 작품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는 2004년 거창국제 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했고,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는 2010 서울연극제 인기작품상, 희곡상, 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연극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는 2011 서울연극제 대상을 수상했다. 연극 <사랑을 묻다>는 2013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했다.
<엄마가 낳은 세 자매>는 세 자매가 한집에서 같이 살던 노모를 남겨두고 같이 목숨을 끊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작가이자 연출가인 손기호 극단 이루 대표가 구상한 작품이다.
무대는 정면에 방문이 세 개가 나란히 있다. 그 좌우로 주방과 화장실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고, 중앙 오른쪽에 식탁과 의자가 놓였다. 벽 가까이에 텔레비전 수상기가 있어 우주공간과 혜성, 항성 등의 영상이 보인다. 노모는 벽에 연결된 줄에 묶여있고, 천체물리학자가 등장해 우주의 현상을 해설한다.
중국집 배달부의 자장면 배달이 간간이 등장하고, 자장면 그릇이 후에 독약 담는 식기로 사용된다. 사각의 입체광주리에 담긴 옷을 무대전체에 쏟아 놓아 세 자매의 의식의 혼란과 갈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아버지의 상복차림은 세 자매의 죽음을 예고하는 듯싶다. 대단원에 무대전체에 투사되는 수많은 별무리의 영상은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극명하게 대립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극은 도입에 천체물리학자가 등장하고, 허리가 굵은 줄에 묶인 노모의 망연자실한 모습에서 연극이 시작된다. 세 자매가 각기 독특한 개성으로 설정되어 등장하고, 나름대로의 생활이 소개가 된다. 첫째는 심사숙고 형이고, 둘째는 활달 낙천 형, 셋째는 연극인으로 고뇌를 많이 하는 형이다. 아버지는 70년대 중동으로 떠난 노역자이고, 젊은 시절의 아버지로 젊은 배우가 등장한다.
세 자매의 집 부근 중국집 배달부 겸 사장은 타고난 익살꾼 형상이다. 막내의 동료 연극인은 순진무구 형으로 셋째의 연인으로 등장하지만 후에 첫째를 좋아하게 된다. 집을 팔아 세 자매가 균등분배를 하자는 제안이 갈등요소로 부각되고, 집은 부친이 중동에서 번 돈과 다른 사람의 돈을 합해 마련되었고, 타인은 그 후 소식이 끊겼는데, 극의 후반에 사고로 죽은 중국집 전 주인으로 어렴풋이 소개가 된다.
노모는 치매환자인 것으로 설정되지만, 후에 충격으로 심신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연출된다. 그 까닭은 남편이 중동으로 간 사이에 다른 남자와 몸을 밀착시켜 세 자매 중 1인을 출산을 했고, 노모시대의 정조관이나 도덕관으로 보아, 양심의 가책이 실어증으로 발전해 치매를 유발시키게 된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대단원에서 노모의 묶인 끈을 풀어주고, 세 자매가 음독을 한 후 방에 나란히 누워 죽음을 기다리면, 천체물리학자가 등장해 우주현상과 별무리에 관한 설명을 하고, 무대전체에 별의 영상이 가득 투사되면, 딸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노모와 함께 퇴장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최정화, 우미화, 박지아, 정하란, 조주현, 강승호, 나종민, 하지웅, 홍성춘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김태호, 기획 홍보마케팅 강상길, 기획보 황보현, 무대디자인 손호성, 무대제작 김태훈, 무대감독 하지웅, 무대진행 김현주, 음악감독 전송이, 음향오퍼 신철호, 조명디자인 최보윤, 조명오퍼 진혜련, 의장디자인 조은영, 그래픽디자인 김 솔, 영상촬연 제작 송영범, 사진 윤헌태, 분장디자인 안혜영, 조연출 한창현 등 제작진과 기술징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극단 이루의 창단 10주년 기념공연 손기호 작 연출의 <어머니가 낳은 세 자매>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탄생시켰다./뉴스프리존=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