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민사채무가 아니라 상사채무로 봐야"]
◇ 사건 개요
A씨는 B씨에게 2002년 4월 6400만원을, 변제기는 두 달 뒤로 정해서 빌려주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 C씨가 연대보증을 했다. 그런데 B씨가 돈을 갚지 않자 A씨는 같은 해 8월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그런데 판결 이후에도 B씨가 돈을 돌려주지 않아 A씨는 2012년 8월 다시 B, C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 관련 판결
1심과 2심 재판부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B씨가 사업준비를 위해 돈을 빌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및 상법상 단기소멸시효가 아닌 민법상 소멸시효 10년이 적용되기 때문에 B씨 등은 A씨에게 돈을 갚아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2014다37552)은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결이유]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를 하는 자는 영업으로 상행위를 할 의사를 실현하는 것이므로 그 준비행위를 한 때 상인 자격을 취득한다.
영업자금을 빌리며 상대방에게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라는 점을 전달한 경우에는 돈을 빌린 것도 상행위에 관련된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
A씨는 노래방을 운영하던 B씨가 경영난을 겪다 스탠드 바를 새로 열기로 한 것을 알고 돈을 빌려줬다.
생활비 명목으로 빌려줬다고 보기에는 고액이고, 생활비를 빌려주며 연대보증을 요구한 것도 이례적이어서 문제의 대여금채무에는 5년의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A씨가 B씨를 상대로 대여금채권에 관한 확정판결을 받아 그 소멸시효 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되었다고 할지라도 C씨의 연대보증채무는 주채무와 상관없이 변제기로부터 5년이 경과해 소멸했다.
원심이 문제의 채무가 시효로 소멸했는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 Advice
사적으로 돈을 빌려줬더라도 그 돈이 사업자금으로 쓰일 것을 알고 있었다면 10년이 아닌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다. 민사채무가 아니라 상사채무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금전대차관계 당사자의 인식 내용을 근거로 채권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 관련조항[민법]
제162조 (채권, 재산권의 소멸시효)
①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상법]
제64조 (상사시효)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본법에 다른 규정이 없는 때에는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그러나 다른 법령에 이보다 단기의 시효의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 규정에 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