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안데레사 기자] 시집 '날개와 술과 음악에 대한 사유'의 저자 임병용은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언론학 석사 출신으로 KBS아나운서를 거쳐, 연세대학교 객원교수와 서울기독대학원 외래교수를 역임했던 인물로 2008년 시 전문지 '시 현실'로 등단했다.
그의 감수성은 이번 제2 시집 '날개와 술과 음악에 대한 사유'를 통해 고스란히 전한다.
다음은 독자들에게 전하는 임병용의 Message
「詩는 마음 속 舍利 같은것, 꼭 소리 내어 기도를 하고 백팔 拜를 하며 부처님을 찾아야 구도자며 수행자일까?
시를 쓰는 일 자체가 어쩌면 스스로의 영혼을 정화해내는 수행자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아침 산책과 조깅을 음악처럼 즐기는 나는 요즘 들꽃 사랑에 푹 빠져있다. 들풀 들꽃 들 내음과 연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들꽃은 좀 더 정확히 말해 꽃이라기 보단 풀에 가깝다.
하지만 그 앙증스럽게 작은 몸에서 피어내는 꽃들은 가히 어느 여인의 작고 도톰한 입술보다 더 고혹적이다.
색깔이며 꽃잎구성의 치밀함이여 농도에 있어...
나의 시들은 간혹 이런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내며 호기심을 집중하는데 오는 지적쾌감에서 시작되곤 한다. "꽃보다 꽃 속을 들여다보는 일이 더 신비롭고 재미있다"고 할까?
때론 삶이 팍팍하고 힘들고 분노스럽고 내가 받쳐낼 수 없는 무게 이상으로 짓눌러올 땐 난 음악을 듣거나 노래 부르거나 풀 내음 새소리 넘실대는 숲을 찾아 지친 내 영혼을 뉘여 보곤 한다.
그래서 내 시속엔 새와 새소리와 나무와 구름과 안개와 햇살과 바람 소리가 함께 들어있다. 그들이 내는 내 영원 속 신음을 꽤 많이도 담아왔다. 그렇다고 내가 꼭 田園 시인이고 牧歌的 분위기의 시인에 머물러 있는건 아니다.
등단 이후 첫 시집을 낸지 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이제 두 번째 시집을 내게 됐지만 '시는 응축된 인생의 警句'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인생은 짐이 무거울수록 좋은 것이다. 그것에 의해 인생은 성장하니까"말했지만 한편으로 수긍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반대 입장이다.
시인이 한 편 한 편의 시를 쓰고 그것을 작품으로 완성해내는 일은 어쩌면 고뇌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 고등학생 이래 40년 이상 시를 써왔지만 아직도 나는 내 시를 모른다.
새벽 2~3시 곤한 잠에 빠져있다가도 영감처럼 떠오른 단어 하나, 어휘 하나를 놓치기 싫어 벌떡 일어나 메로를 하고 끼적여보는
시인, 시인들...(이런 영감 속 시 쓰기는 시인만이 누리는 짜릿함, 기쁨 같은 것 이지만) 하지만 이제 나는 더 열심히 살기가 싫다.
열심히 보단 유유자적 내 삶을 좀 더 여유 있게 바라보고 음미하는 삶을, 충족된 삶보다 充滿한 삶을 추구하며 들풀처럼 들새처럼 들바람처럼 야생에서 깊어가는 강물처럼 살 것이다.
앞으로 제 3집 시집도 이런 내 삶의 충만한 강물 소리를 담아 신음하면서 탐구하는 자세로 내고 싶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