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품을 해외에 파는 ‘역(逆)직구몰’이 급증하고 있다. 이른바 ‘한류 열풍’으로 한국 상품의 인기가 높아진 데다 정부도 해외 직구의 대응책으로 역직구를 활성화할 방침이어서 역직구몰 창업 열기는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근 역직구몰의 성장은 정부의 규제완화 노력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민간합동 규제개혁회의에서 ‘천송이 코트’가 주목받은 후 정부와 정치권의 우호적인 정책이나 법안들이 예고돼 있다.
23일 국내 최대 쇼핑몰 솔루션 업체인 카페24에 따르면 역직구몰 사업자는 2013년 말 4300개에서 지난해 말 1만5000개로 1년 새 1만700개(249%) 늘었다. 카페24를 통하지 않고 역직구 사업에 나서는 곳까지 고려하면 매달 최소 1000개 이상의 역직구몰이 새로 생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역직구 사업에 눈돌린다
국내 오픈마켓 가운데 가장 먼저 역직구에 관심을 쏟은 곳은 G마켓이다. G마켓은 2006년 10월 영문샵을 열고 영문서비스와 해외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외국 고객이 점차 늘자 G마켓은 영문샵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중국인들을 겨냥한 중문샵도 열었다. 인터파크도 지난해 11월 역직구 고객을 위한 글로벌 쇼핑 사이트를 개설했다. 한국 상품에 관심이 많은 중국, 동남아, 북미 지역 소비자를 위해 중문과 영문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패션, 뷰티, 식품, 디지털 제품 등 600만여 종을 판매한다.
최근 들어서는 오픈마켓뿐 아니라 홈쇼핑, 백화점 업체에서도 역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11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B2C 사이트 ‘톈마오’(天猫) 국제관(www.Tmall.hk)과 동방CJ 온라인몰(www.OCJ.com.cn)에 각각 ‘CJ몰 중문관’을 개설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온라인 종합쇼핑몰인 현대H몰은 지난달 백화점 상품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글로벌관’을 개설했다.
◆‘거대공룡’ NHN엔터테인먼트 역직구 사업 시동
NHN엔터는 아시아와 북미 등에서 거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Cross-Border e-Commerce, 국가간 전자상거래)’ 및 B2B를 기반으로 한 인프라·솔루션 사업 등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NHN엔터는 역직구 사업 기반 마련을 위해 지난해 미국 B2B 패션잡화 유통업체 ‘Bee3Stars(비스리스타스)’, 중국 온라인 유통업체 ‘Accommate(에이컴메이트)’, 일본 쇼핑몰 호스팅업체 ‘Savaway(사바웨이)’, 한국 쇼핑몰 호스팅업체 ‘고도소프트(고도몰)’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과 유망 DB보안 솔루션 업체 ‘PNP시큐어’ 등에 투자 및 지분 인수를 단행했다.
NHN에서 쌓아온 IT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자 기업과 시너지를 발휘,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우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해 역직구 온라인 쇼핑업체 및 쇼핑몰 호스팅 업체에 대해 투자와 인수를 진행했고, 한국사이버결제 인수를 통해 역직구 간편 쇼핑플랫폼 사업을 강화했다”며 “중화권을 중심으로 국내 상품 구매 확대 및 모바일 상거래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