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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의 LIG손보 인수 지지부진 왜, 양측 ‘가격 차’ ..
경제

KB의 LIG손보 인수 지지부진 왜, 양측 ‘가격 차’ 좁히지 못해 최종 계약서 서명 못해

이유미 기자 입력 2015/01/24 20:16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첫 성과로 주목받았던 LIG손해보험 인수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금융 당국으로부터 LIG손보 인수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최종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못했다. KB금융과 LIG그룹 간 ‘가격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LIG그룹에 당초 인수가격보다 10%가량 깎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LIG그룹은 “가격은 이미 협상이 끝난 부분인 만큼 이제 와 값을 낮춰 주기는 힘들다”며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KB는 당초 LIG손보 지분 19.47%를 인수하는 데 6850억원의 가격을 지불하기로 했다. 그런데 KB가 본격적인 실사에 들어간 후 LIG손보의 수익성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나쁘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 문제가 됐다. 우선 LIG손보의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가 크게 내려갔다. 지난해 6월 인수 확정 당시에 LIG 측이 내세웠던 순이익 예상치는 2578억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LIG는 절반에 불과한 1370억원으로 예상치를 낮췄다. KB 측이 두 배나 비싼 가격에 LIG를 샀다는 얘기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법인이다. 2013년 손실은 400억원, 지난해 손실은 무려 800억원 수준이다.
 

인수 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LIG손보를 금융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법상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LIG손보 지분을 추가로 10%가량 사들여야 하는 것이다. 건전성 제고와 영업력 강화를 위해서도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KB가 LIG에 쏟아부을 돈은 인수가를 합쳐 총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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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손해보험과 KDB생명이 나란히 시장에 매물로 나온 가운데 업계에서는 양 사의 메리트를 놓고 저울질이 한창이다.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있어서 M&A(인수ㆍ합병) 만한 방법이 없는데다 각 업권을 대표하는 보험사인 만큼 인수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할만 하기 때문이다.
 

다만 매각가격 및 순익 외에도 매각지분ㆍ영업채널 등을 고려해보면 각 사의 장점이 차이나는 만큼 보험업계 전체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권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다. 앞서 LIG그룹은 지난해 12월 LIG손보 매각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실사를 진행 중에 있다.
 

매각 움직임은 LIG손보가 빨랐지만 과정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KDB생명과 매각일정이 겹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IG손보는 내달 중 매각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매각주관사 선정 후 실사기간이 약 한달 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KDB생명도 이르면 3월말 중 매각 공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일정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양 사의 메리트를 놓고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IG손보 주가는 지난 19일 기준 3천770억 가량 된다. KDB생명의 매각 기준가액은 주당액면가액 5천원으로 매각대상 지분 총액은 약 5천200억원이다. 이 가격에 양사 모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 하면 매각 가격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표면적으로는 LIG손보가 KDB생명보다 나아 보인다. 우선 순이익이 KDB생명보다 높고, 시장지배력도 KDB생명보다 앞선다. 생ㆍ손보업계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설계사 수도 LIG손보가 4배 가량 많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LIG손보의 매각지분은 구자원 회장 총수 일가 지분 20.96%다. 즉 순이익 중 5분의1만 가져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KDB생명의 매각지분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PEF)와 칸서스밸류유한회사(SPC) 지분 85.05%로 전체 순익 중 85% 가량을 가져갈 수 있다.
 

FY2012년 LIG손보의 당기순이익은 1천673억원이다. 이중 매각지분인 약 21%는 334억원이다. 반면 KDB생명의 FY2012년 당기순이익은 443억원으로 매각지분 85%는 377억원 가량 된다. 결국 경영진의 운영에 따라 수익성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LIG손보는 강점 중 하나인 일반보험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손보사 중 19.3% 비중으로 업계 2위권을 형성하고 있으나 LG 물량이 많다는게 고민이다. 다만 일반보험 비중이 LIG손보 수입 중 12% 가량으로 높지 않아, LG 물량을 감안해도 이를 매각 걸림돌로 보기는 어렵다.
 

반면 높은 손해율로 고전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은 12.4%로 빅4(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중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일반보험에서 범LG가 물량 비중이 높긴 하지만 전체 매출에 대비하면 미비한 수준”이라며 “일반보험은 기업간(B2B) 계약으로 규모가 크고, 인프라 등이 중요한 만큼 일시적으로 일반보험 물량이 빠진다고 보기는 무리”라고 밝혔다.
 

KDB생명은 설계사 수가 5천여명으로 생보사 중 빅3(삼성ㆍ한화ㆍ교보생명) 및 신한생명 등 대규모 설계사 채널을 구축한 생보사들을 제외하고는 나름의 볼륨을 형성하고 있다. FY2011 기준 설계사ㆍ대리점 판매 비중은 절반 정도며, 타 은행계 생보사와는 달리 계열은행(산은)에 대한 의존도도 크지 않다. 산은 영업창구에서는 보험상품을 팔고 있지 않으며, 자산운용도 산은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해 어디로 매각되던 현 수익구조를 유지하는데 부담이 덜하다.

이익회복력은 고민이다.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43억원으로 전년 동기(433억)보다 90% 감소해, 실사 후 순익을 기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매각가격을 높게 형성하기는 어렵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LIG손보가 보기 드문 대형 보험사 매물이고, 그리 높지 않은 가격에 경영권까지 가져올 수 있어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다만 매각 지분이 전체의 21% 수준인 점은 가격 대비 고려해봐야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사 외 우리은행 및 증권업계도 M&A가 예고돼 있어 인수후보자들이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며 “정식 매각일정이 발표되면 구체적 향방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KDB생명은 중견생보사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최근 순익이 크게 하락한 점이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한다면 LIG손보, KDB생명 모두 생ㆍ손보사는 물론 타 금융사까지도 욕심을 낼만한 매물”이라며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보험시장이 침체를 겪고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LIG손보는 롯데그룹(롯데손보), 동양생명(보고펀드)을 비롯해 메리츠금융(메리츠화재), KB금융(KB생명) 등이 인수를 검토 또는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은 매각 이슈가 오래되지 않았으나 KB금융, 동양생명, 하나금융(하나생명) 등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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