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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의 뚝심, 홍지원의 숙명 [사마천]1..
문화

한성의 뚝심, 홍지원의 숙명 [사마천]1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6/25 11:11



홍지원 단장의 숙명으로 완성된 오페라 [사마천]



"사람은 누구나 한번 죽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부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보다 가볍다.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문 : 창작오페라 [시집가는 날]과 [춘향전]으로 무려 9년동안이나 중국 순회공연을 한 여장부- 홍지원 뉴서울 오페라단장이 창작오페라 [사마천]을 들고 국립극장 해오름에 돌아온다는 소식에, 얼마전 국립극장에서 따끈따끈한 공연 [The Rope]를 연출한 조영호 연출의 귀가 쫑긋해졌다. 왜냐하면 ‘사마천’이라는 중국 최고의 역사학자의 이야기가 한국의 창작자들에 의해 서양의 오페라 형식에 맞춰 제작된다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하고 방대한 바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Rehearsal Take’ 특유의 촉이 이미 인터뷰를 예약하길 갈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리 받아본 홍지원 단장의 사진 자료는 그녀가 매우 섬세하고 부드럽게, 그리고 상당히 매끄러운 수완을 발휘해서 중국쪽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을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S#1. 국립극장 해오름 (Day, Out)

 

먼저 도착한 조영호의 일행들은 사진촬영이 좋은 테이블을 찾고 있는 중이다.
곧 강렬한 이미지의 중년 여성이 등장한다.
(단정하고 깔끔한 차림새에 비해 매우 도전적이면서 선굵은 행동방식이 느껴진다.)
뜻밖에도 그녀는 홍지원 단장이다.

조영호 : 안녕하세요?

홍지원 : (당당하고 기품있게) 아, 네. 안녕하세요?!

조영호 : 아하하 한창 바쁘실텐데 인터뷰를 두 번이나 요청해서 죄송해요.

홍지원 : (단호하게) 아닙니다. 아직 셋업이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곧 공연이 시작될 국립극장에서 인터뷰를 하니 좋습니다.

    홍지원 단장은 누가 봐도 호탕한 성격이 느껴지는 똑 부러지는 말투, 매끄러운 수완은커녕 한치의 오차도 절대 용납 안 할 듯 한 인상이다.

조영호 : ‘직언’의 상징적 존재, 사마천의 연출가다운 강직한 느낌이세요. 인상도 강하시고요^^;;

홍지원 : (호탕하게 웃으며) 아하하하! 그래요? (이내 진지하게) 제가 사실 좀 아팠어요. 지금은 괜찮지만요!

조영호 : (조금 놀라며) 아…!

홍지원 : 암이었어요. 오페라 하면서, 작품 만든다는 게 상당히 힘든 일이더라구요 (그러나 밝게) 지난 9년동안 객지(중국)를 돌면서 한국의 문화를 알린다는 게, 그게 [시집가는 날]이랑 [춘향전]을 오페라로 재창작한 것들이거든요- 그 작품들과 씨름하면서 청춘도 가고 건강도 잃고 하더라구요. 그렇지만 뭐, 이게 저의 운명이죠.

조영호 : (숙연해지며) 아… 사마천의 사명의식이 오페라에 그대로 묻어나겠는걸요…

홍지원 :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자신의 숙명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것을 이루는 과정, 그것을 이루고 떠나는 그의 신적인 삶을 오페라로 표현하고 싶었으니… (겸손하게) 그렇지만 여전히 어려워요. 창작오페라이다보니 앞으로 갈 길이 멀구요,  이제 겨우 탄생을 시키는 거라고 봐야죠. 더 견고해지려면 아직 [사마천]은 멀었어요. 이번 작품도 그 서막에 불과한거죠.

조영호 : (급 공감하며) 물론 선배님이시니 당연하지만, 한 수 배우고 갈 것 같습니다.

홍지원 : 에이, 왠걸요…

조영호 : (우울하게) 정말이에요. 저도 지난 달에 여기 국립극장에서 Showcase라는 미명하에 한 작품의 서막을 선보였는데요, 첫술에 배부를 수야 없지만 그래도… 맨날 시간에 쫓기고 준비도 잘 못하고 겨우겨우 올리게 됐는데, 결국 작품이 저 자신의 기대와 예상보다 안 나오고 해서 급 우울했었어요. 좋았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건 저 자신의 기준이니 행복하지가 않았던거죠.

홍지원 : 창작이었어요?

조영호 : (빠른 어조로 반갑다는 듯) 네! 창작 작업을 할 때 아이 키울 때와 마찬가지로 느긋하고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빵 멋지게 쏘아올리고 싶기만 하고, 여러번에 거처서 거듭 시행착오도 하고 값진 경험을 통해 황금 같은 노하우를 길러내야 하는데… 제가 조급한거였죠..

홍지원 :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으면 좋겠지요?

조영호 : 네에.

홍지원 : 저도요… 실은 두렵거든요. 다들 아시긴 하지만 그래도 중국 역사 속 인물인, 낯선 ‘사마천’에 대한 이야기를 어렵게 느껴지는 오페라로 만들었는데, 누가 얼마나 관심을 가져주고 또 함께 느껴줄지… 걱정이 되요. 중국에선 연출인 제가 이방인으로써 작업을 해왔는데, 내 나라 대한민국에 막상 막을 올리려고 준비하다 보니 이건 이거대로 외롭고 힘드네요. 모두 응원해주시면 좋으련만…

조영호 : 아…우리 문화 예술업계는 간혹 경쟁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것 같죠? 무슨 입시처럼 차갑죠.

홍지원 : 네.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으면 좋겠지요?

조영호 : 단장님, 나중에 작품이 일어서고 잘 되면 저와 함께 기다려주는 문화운동 해요~


To be continuited  

S#2. 서초동 연습실 (Night, In)

  FIN.

칼럼이스트 조영호 : 극작/연출가, 영화감독
            대표작으로는 역사 넌버벌 [더로프(The Rope)], 연극 [분장실] 등이 있다.
            희곡 [낮병동의 매미들], [고백], 영화 [더하우스(The House)], [영호프의 하루] 등./다음회에 계속  

온라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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