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독자 기고]국립극단, 젊은 연출가전 박지혜 번역 구성 ..
오피니언

[독자 기고]국립극단, 젊은 연출가전 박지혜 번역 구성 연출 ‘가까스로 우리’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6/25 13:34


사진제공/국립극단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젊은 연출가전 김윤철 예술감독, 손톤 와일더 작, 박지혜 번역 구성 연출의 <가까스로 우리(The skin of Our teeth)>를 관람했다.

손톤 와일더의 <가까스로 우리(The skin of Our teeth)>는 <위기일발>로 잘 알려져 있다.

손톤 와일더(Thornton Wilder, 1897~1975)는 미국의 극작가다. 소설가로도 유명하고 극작가로서도 독특한 지위를 굳힌 인물이다. <우리 읍내(Our Town)>, <위기일발(The skin of Our teeth)>은 모두 퓰리처상을 수상한 희곡인데, 전자는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생활을 묘사하고 있으며, 현재의 생을 사후의 세계로 연결시키고 있다 

<The skin of Our teeth>는 오화섭 교수 번역으로 <위기일발>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고 손톤 와일더 희곡전집 <우리 읍내(Our Town)>에 실려 있다. 영문학자 오화섭(吳華燮·1916~79) 교수는 미국 현대극을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번역해 알린 선구자다.

<위기일발(The skin of Our teeth)> 초연은 1945년 영국 런던에서 로렌스 올리비에(Laurence Kerr Olivier, 1907~1989)연출로 공연되고, 비비안 리(Vivien Leigh, 1913~1967)가 사비나로 출연했다.

<위기일발(The skin of Our teeth)>은 1942년 영화로 먼저 상영되고 엘리아 카잔(Elia Kazan, 1909~2003) 감독과 몽고메리 클리프트Montgomery Clift, 1920~1966) 주연으로 제작되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최신 영화로는 2013년 오스트리아 출신의 구스타프 도이치(Gustav Deutsch, 1952- ) 감독 작품으로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의 그림들과 연결하여 그림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영화로 만든 작품이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Shirley: Visions of Reality, 2013)>인데 원작은 손톤 와일더의 <위기일발(The skin of Our teeth)>이다.

무대는 백색의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이다. 중앙에 원형의 탁자가 있고 중앙에 구멍이 뚫려 화덕처럼 불을 지피고 태울 수 있게 되어있다. 벽 앞에는 안락의자와 투명한 재질의 등받이 의자가 여러 개 놓여있고, 장면변화에 따라 투명의자를 이동 배치시킨다. 벽 앞에 서적이 잔뜩 쌓아놓은 게 보이고, 원탁 아래에도 잔뜩 쌓아 놓는다. 백색정장과 흑색의 몸에 꼭 끼는 의상을 착용하고, 검은색 정장과 간편한 두루마기 형 의상을 입거나, 블루진 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출연하기도 한다.


사진제공/국립극단

붉은 색이 감도는 긴 망사 스타킹을 신기도 하고, 러닝셔츠 차림으로도 출연을 한다. 조명의 효과와 변화로 빙하기, 홍수, 핵폭발 장면을 연출해 내고, 귀청이 터질 듯싶은 음악과 음향효과로 분위기 창출에 힘을 쓴다.

백색정장의 해설자의 해설과 출연자 소개로 연극이 시작된다. 가족 극이고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이외에 여인이 아버지의 연인과 하녀 역을 한다. 내용은 5천 년 전의 공룡이 살았다는 선사시대, 그리고 빙하기의 도래와 그 후 노아의 홍수로 이어지고, 현대에 이르러 세계대전이 계속되면서 핵폭발 장면이 연출되고, 인류멸망의 조짐이 드러난다. 그 속에서 생존한 이 가족의 모습이 크리스마스이브로 설정된 마지막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아버지 앤트러버스는 셰익스피어 작품을 구독하기에 여념이 없다는 설정이고, 아들 헨리는 기독경전에 나오는 카인이 본명인데, 전쟁터에 나가 금수 같은 인물로 변모해 돌아온다. 딸은 어린나이에 미혼모가 되어 아기를 껴안고 있지만 어미노릇을 할 줄 몰라 쩔쩔매는 모습을 드러내고, 하녀 사비나는 딸 같은 나이지만 이 집 아버지와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결국 어머니만이 성모 마리아 같은 자태로 가족과 인류의 미래를 감당하는 당당한 자세를 드러내면서 해설자의 마무리로 공연은 끝이 난다.

연극 <가까스로 우리>는 마치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 1865~1939)가 “신의 성별은 본래 여성이고 여성이기에 인류는 물론, 만물을 탄생시키고 창조할 수 있었다”는 논설을 떠오르게 한다. 남성본위,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신을 남성으로 억지 설정한 것이고, 본래 신은 여성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싶은 연극이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면 이는 필자만의 생각일까?

손상규, 양종욱, 황순미, 양조아, 안병찬, 김예은 등 출연자 전원의 열정이 무대 위에 드러난다. 다만 소극장 공간에 마이크를 사용하고, 속사포 같은 대사로 인해 내용전달이 아니 되는 것을 수정 보강한다면, 더 나은 공연이 되리라 하는 생각이다.

미술 여신동, 음악 정재일, 의상 프랑수아 루치아니, 무대디자인 보 정승준, 조명디자인 보 홍유진, 무대감독 정훈, 무대제작감독 김선태, 음향감독 유옥선, 조명감독 신동선, 그 외의 기술진의 열정이 드러나지만, 귀청이 터져나갈 듯싶은 음향과 음악으로 극적분위기를 상승시키는 것보다 배우들의 연기력을 보강시키는 것이 극 분위기 상승이나 내용전달 면에서 더 효과적이리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백색 장치는 회색장치보다 조명흡수력이 약해 조명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박정기 문화공연 칼럼니스트

온라인 뉴스팀, newsfreezone@daum.net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