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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독자기고]제2회 서울시민연극제 금천연극협회 금천마을극단 파란, 이신영 예술감독 ‘금천구 시흥동 2016번지’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6/25 14:13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제2회 서울시민연극제 참가작 금천연극협회(회장 오세곤) 금천마을극단 파란의 손톤 와일더 작, 이신영 예술감독의 <금천구 시흥동 2016번지>를 관람했다.

손톤 와일더(Thornton Niven Wilder, 1897년 4월 17일 ~ 1975년 12월 7일)는 1887년, 위스콘신 주 메디슨 시에서 출생해 초등교육을 받은 후, 1905년부터 92년까지 부친이 상해와 홍콩의 총영사로 있는 동안 그곳에서 중학교교육을 받고, 1910년부터 12년까지 버클리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후 1913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후에 예일 대학에 입학해 졸업한 다음 고등학교와 시카고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며 소설·희곡을 썼다. 평 이한 문체와 새롭고 산뜻한 소재,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주인공을 등장시켜 형식, 따뜻한 인간애를 그려냄으로써 미국 문학계의 독자적인 지류를 형성했다.

희곡으로 <긴 크리스마스의 저녁식사 (The Long Christmas Dinner>(1931) <우리 읍내 Our Town>(1938), <우리 치아의 피부 The Skin of Our Teeth>(1942), 뮤지컬 <헬로, 돌리>의 원작이 된 인생을 구가하는 희극 <중매인The Matchmaker>(1954) 등의 걸작이 있다.

<금천구 시흥동 2016번지>는 손톤 와일더의 <우리읍내(Our Town)>를 번안 각색한 연극이다. 무대에 정사각의 입체 조형물과 2개의 작은 울타리 형태의 조형물을 배치하고, 출연자들이 그 조형물을 이동시켜 극의 내용에 맞도록 배치한다. 검은색 배경 중앙의 열린 공간이 있고, 공간을 검은 망사막으로 가려 조명효과로 그 안쪽에서 교회 합창단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극이 1970년대, 1980년대로 전개되면서 1960년대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시대적 배경에 관해 여성출연자가 관객들에게 해설을 한다.

극의 시작 전부터 여성출연자가 등장해 친 대중적 연기를 펼치면서 마을의 의사 김 원장이 일찍 모습을 드러내고 신문 배달원이 뛰어다니며 신문을 집집마다 던지는 시늉을 하면 관객은 이미 출연진과의 호흡이 일치되고 공감대까지 형성되는 듯싶다.

김 원장 부인은 아들 철수를, 옆집의 이 선생 부인은 딸 영희를 깨워 학교에 보내는 등 평범한 일상적인 생활모습이 펼쳐진다. 아이들은 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부인들대로의 평범한 일상을 떠들썩하게 떠벌이며 1970년대의 풍경이 한동안 펼쳐진다. 이런 마을 모습이 소개되면서 1막이 끝난다.

2막이 되면 남성해설자가 흘러간 세월이 몇 년인가를 알린다. 마을의 부인네들은 교회에서 성가대 대원노릇을 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과 기량을 펼쳐 보인다. 부인네들의 찬송가 부르는 소리가 요즘 대형교회의 어느 성가대 못지않다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다만 지휘자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설정이 색다를 뿐이다.

2막은 사랑과 결혼이 주제다. 김 원장 부인과 이 선생 부인은 각각 아들 철수와 딸 영희의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철수와 영희의 혼례장면과 주례사가 연출되고, 결혼식 떡이 관객에게 분배된다. 출연자들이 쟁반에 떡을 담아 객석을 돌아다니며 나누어 준다. 떡 맛이 얼마나 좋은지 필자는 이렇게 맛있는 떡을 평생 처음 먹어본다고 표현한다면 과장일까? 결혼식 장면이 끝나면 출연자는 관객들에게 2막이 끝났다고 전한다.

3막은 여성해설자가 등장하고 몇 년의 세월이 흐른 뒤, 무대는 공동묘지다. 사각으로 된 입체조형물 의자에 죽은 어머니 두 사람이 앉아있다. 아이를 낳다 죽은 영희가 어린 시절 자신의 집으로 가겠다고 소망한다. 소망대로 영희는 자신의 열두 번째 생일날로 되돌아간다. 과거로 돌아간 영희는 가족의 일상을 접하게 되고, 자기 어머니가 너무 바빠서 소소한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영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 살아 있음의 소중함과 일상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폭포수 같은 눈물과 함께 무덤으로 다시 돌아온다.

여기 저기 관객의 손에 꺼내든 손수건이 보이고, 손수건을 눈으로 가져가기 시작하면 장면이 바뀌고, 신문배달부는 예전처럼 오늘도 신문을 뛰어다니며 여기 저기 돌리고, 나이든 모습의 영희의 아빠가 등장해 이제 극이 끝났으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면 관객의 아쉬운 마음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를 출연자들에게 보내며 연극은 끝이 난다.

이나경, 김해웅, 이경희 등 3인이 해설자 역과 극중인물 역을 하고, 최상호, 최동희, 송영훈, 이미숙, 최아겸, 김영희, 전현정 등의 출연자 역시 배역을 번갈아 맡으며, 호연과 열연을 펼친다. 이나경, 김해웅, 이경희 등의 호연이 기억에 남고, 영희 역의 김영희는 연극배우 못지않은 기량을 보여 갈채를 받아 제2회 서울시민연극제 금천연극협회 참가작 금천마을극단 파란의 손톤 와일더(Thornton Niven Wilder) 작, 이신영 예술감독의 <금천구 시흥동 2016번지>를 기억에 남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


온라인 뉴스팀, newsfreezon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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