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연가_김석태
애타게 기다리던 외삼촌 꿈속에 뵈듯
까마득한 하늘에서 나풀거립니다
단추 푼 새댁 가슴에 안기듯
땅에 질퍽하게 얼싸 안깁니다
젊은 날 침대에서 뒹굴 듯
서로 엉켜 발랄한 춤을 춥니다
이웃집 감나무 외진 곳에선
도란도란 소곤거리기까지 합니다
붉은 자동차는 샘이라도 하듯
전조등을 비추고 소리를 지릅니다
밤이 옷을 벗고 잠에 빠지면,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취한 난
기름 다할 때까지 타오르는 등불됩니다
그리움으로 꺼지도록 타오릅니다
비는 오는데 님은 뵈지 않고
그리움의 눈물만 흘러 내립니다
눈물 비는 그치지 않아
황토 빛 기다림의 홍수가 됩니다
매일 밤 꿈속을 넘나들던 님은
눈물과 그리움의 강물이 너무 불어나
영영 건너오질 못하나 봅니다
세 분들이 넓은 우산을 펼쳐 주어
눈물, 콧물이 기대의 눈물로 흐르네요.
(사진으로만 만나 뵙던 외삼촌, 어디에라도 살아계셨으면 좋으련만, 90이 넘었을 것을...누나 되시는 울 엄니 그대 보고파 95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