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안데레사기자)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검사가 상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조사에 들어갔다.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은 지난 19일 발생한 33살 김 모 검사의 자살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폭언과 폭행 의혹도 조사하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숨진 김 검사의 아버지는 아들이, 상사였던 김 모 부장검사의 폭행과 인격 모독적인 발언에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며, 지난 27일 대검찰청과 청와대에 조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내 괴롭힘은 폭력이다. 군대·학교·직장 등에서 일상적으로 가해지는 괴롭힘은 당사자들에게 견디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준다. 좌절감과 무력감이 극한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일상에 만연한 ‘정신적 폭력’은 물리적 폭력 못지않은 심각한 범죄행위로 봐야 한다. 중대한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주는 ‘괴롭힘’을 따로 형법상 범죄로 인정한 나라도 나온 터다.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故 김모(33) 검사는 지난 3월 30일 친한 지인들에게 "우리 부장(검사)이 검사장한테 '직원들한테 잘하라'며 혼났다고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 관계자는 "지검장이 대검찰청으로부터 A 부장검사가 평소 직원들에게 함부로 대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A 부장검사의 폭언은 계속됐고, 김 검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김 검사는 친구들에게 "매일 부장한테 욕을 먹으니까 진짜 살이 쭉 빠진다", "매일 욕을 먹으니 정말 한번씩 자살충동이 든다" 등의 메시지를 전하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따라서 김준모 남부지검장이 부장검사의 평소 행실과 평가를 알고 있었다면, 남부지검 최고 관리자로서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이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김 지검장은 "대검으로부터 A 부장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은 내부 조사 중이라 자세한 사안은 말하기 어렵다"고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A 부장검사가 부하 직원들에게 폭언을 퍼붓거나 거친 행동을 종종 한다는 소문은 조직 내부에선 널리 알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에 대해 입 열기를 조심스러워하는 다른 검찰 관계자조차 "A 부장검사가 성격이 강하고 센 편이긴 하다"고 말했다.
김 검사의 친구 B 씨는 "김 검사의 지인들로부터 A 부장검사가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고 직원들을 비인격적으로 대했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검사의 어머니 이모(57) 씨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6일 만인 지난달 24일 김 지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김 검사의 죽음에 A 부장검사의 막말 등 비인간적인 하대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취재진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A 부장검사와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A 부장검사는 사건 이후 서울고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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