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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윤예인의 모노드라마, 윤예인 작/연출/출연 ‘미친 엄마 진혼’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7/06 18:24

은평구 연서로 언덕바지에 있는 은평구립도서관 위쪽 연립주택 20, 102호에서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제작 한 평 극장 시리즈 “옆집에 배우가 산다.” 윤예인 작 연출 출연의 모노드라마 <미친 엄마 진혼>을 관람했다.

함께 관람한 최송림 작가의 “하늘 아래 첫 극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고지대이기는 하지만, 달동네나 고산지대가 아니라 그냥 언덕바지에 있는 중견여배우 윤예인 씨의 집이다.

새로 이사를 했는지 도배나 장판 그리고 커튼이 깨끗하고 산뜻한 느낌이 드는데다가 벽에 건 유화그림도 수준급이고, 관객을 위해 마련한 좌석이나 방석도 새로 준비한 것이 분명해 여배우의 깔끔하고 청결한 성품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예상보다 많은 관객이 관극을 하러 오고, 착석을 하자마자 공연이 시작된다.

소품, 조명, 음악, 의상까지 직접 마련하고 제작했다는 설명과 함께 극이 시작되면 마치 자전 연극인 것 같은 일종의 고백과 자신의 처지, 그리고 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편에 대한 증오가 솟아오르는 물결처럼 일렁이기 시작한다. 그 증오심은 높은 파도로 바뀌고, 발성과 표현도 암표범의 으르렁 소리에 비견될 정도로 끓어오른다. 그러면서 증오심을 진정시키기라도 하려는 듯 여러 겹으로 접은 한지 전지를 가위로 결에 따라 절단하고 그 절단한 선을 또 작은 사각의 문양으로 썰어낸 다음 펼치니, 아프리카 원주민 여인의 긴 풀잎으로 만든 치마형태나, 주렴 같은 한지 조형물이 된다.

한지 조형물을 정면 커튼을 젖히고 테라스 문을 열어 문 오른쪽 난간처럼 길게 뻗어있는 봉에 가져다 거는데, 그런 한지 조형물이 20여개 걸려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관객은 아마 여배우 자신의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공작 솜씨가 괜찮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마침 테라스 천정에 가설된 아크릴 지붕으로 쏟아지는 빗소리는 연극의 음향효과를 내는 듯싶다.

잠시 객석 오른편 방으로 들어간 후 여배우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고풍스런 의상에 치렁치렁하게 늘어진 긴 가발을 쓰고 등장해 희랍극 유리피데스의 <메디아>에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이아손을 증오하는 <메디아>의 대사를 읊조리기 시작한다. 필자는 연극 <메디아>를 여러 차례 관극했지만, 이토록 완벽에 가까운 감성과 표현을 하는 연기는 처음이라, 차제에 이 여배우가 <메디아>를 공연하면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극 분위기가 상승하고 연기가 절정에 이를 무렵 여배우가 하늘과도 약속을 했는지,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고 그 소리가 극과 어우러져 제대로 된 음향효과를 창출해 내니, 관객도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인다.

대단원에서 녹음된 엔딩 뮤직과 함께 공연은 끝이 난다. 엔딩 뮤직도 여배우가 직접 선곡을 했다고 하니, 음악적 소양도 풍부한 것에 틀림이 없으리라.

윤예인은 1979년 극단 작업, 1980년 극단 민예, 현재는 극단 대학로극장 단원이고, 마포연극협회 회장이다. 한국희곡뮤지컬 창작워크숍 총무를 역임하고 있다.

<갈매기> <앉은 사람 선 사람> <엄마가 절대 하지 말랬어> <현자 나탄> <신촌 비둘기> 등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고, 2013년 한국여성연극협회 올빛상을 수상한미녀 중견여배우다.

은평구립도서관 조금 위에 위치한 윤예인의 한 평 극장에서 연말까지 공연되는 모노드라마 <미친 엄마 진혼>에 많은 연극인의 관람을 바라는 마음이다.

온라인 뉴스팀, newsfreezon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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