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검찰에 출석중인 진경준검사= ytn 영상뉴스캐처
검찰은 뒤늦게 14일 출석한 진 위원을 상대로 조사를 하던 중 이날 밤 수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범죄 혐의가 뚜렷해 인신을 계속 붙잡아놓은 상태에서 48시간 내 구속영장 청구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분노한 여론을 감안하면 일단 귀가시키고 추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식의 절차가 필요 없다는 판단이 섰다고 볼 수 있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진 위원이 넥슨 측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것으로 꾸민 혐의로 이날 소환조사했다.
진 위원은 2005년 6월 넥슨 주식 1만주를 주당 4만2500원(총 4억2500만원)에 매입했다. 진 위원은 이 돈을 넥슨에서 빌렸고 넥슨은 장부에 대여금으로 처리했다. 넥슨 돈을 빌려 넥슨 주식을 샀고, 훗날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둔 상황이어서 이미 특혜에 해당한다.
검찰이 진경준(49) 검사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진 검사장을 소환한 것은, 그의 혐의를 입증할 단서를 상당수 확보한 것에 따른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진 검사장에 대해 뇌물죄나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기소 전에 범죄수익 추징 보전 청구를 검토하는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검찰, 뇌물 혐의 상당수 확인 = 이금로(50) 특임검사팀은 의혹의 핵심인 2005∼2006년의 ‘주식 대박’ 거래 실체를 대부분 확인했다. 우선 진 검사장이 2005년 6월 넥슨 주식을 최초 취득한 것과 관련, “넥슨에서 4억2500만 원을 빌려 주식을 매입했으나, 이후 모두 갚았다”는 그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진 검사장은 넥슨에 갚은 돈을 차명계좌 등을 통해 고스란히 돌려받아 결과적으로 공짜로 넥슨 주식을 취득했다. 다만, 이 거래는 뇌물죄 공소시효(10년)가 지났다. 이에 검찰은 2006년 11월 넥슨재팬의 일본 상장을 앞두고 진 검사장이 기존 보유 주식을 10억 원에 팔고, 넥슨재팬 주식을 매입한 거래를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2006년 당시 진 검사장이 김정주(48) NXC 회장 등 넥슨 측으로부터 사전정보를 얻어 주식을 매입한 정황을 확인하고, 이 거래에 대해 뇌물죄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수사에서 2005∼2006년 주식 거래 이후 진 검사장이 검사 직위를 이용, 넥슨 측에 편의를 봐준 정황이 드러나면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진 위원을 긴급체포한 만큼 48시간 내 구속영장 청구는 외길 수순이다. 검찰은 “진 위원의 신분상 뇌물 제공의 의사가 분명해 보이는 만큼 신병 처리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검찰의 자존심마저 무너뜨린 ‘괘씸죄’까지 적용되고 있다.
진 위원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동안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않은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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