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는 1970년 서독 총리로서는 전후 최초로 폴란드를 방문했다. 그는 폴란드 방문 때 폴란드 무명용사 묘역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과거사에 대한 용서를 빌었다.
서독의 이런 진솔한 반성은 주변 국가들의 마음을 녹여 숙적관계인 프랑스ㆍ서독을 밀월관계로 만들었고, 폴란드와 우호관계를 회복시켰다. 1989-90년 주변 국가들이 독일통일에 동의해 준 것은 서독 정부의 이러한 과거사 반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였다.
반면에 일본은 한반도 침공에 대해, 그리고 한반도를 지배하면서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에 대해 반성은커녕 오히려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다시 이번에는 남북분단을 악용하여 경제 규제를 단행하였다.
남북 분단의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일본이 다시 남북 갈등을 부추기고 경제 제국주의적 행위를 행하는 짓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경제 제국주의와 자유무역 시대에 일본의 무역 규제는 사실상 한국을 간접 침공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우리 입장에서 방어는 필연적이며 당연히 총력전이 되어야 한다.
대일 방어 전쟁에서 성공하려면 국민의 50-60%가 아니라 적어도 70-80%는 함께 해야 한다. 이 경우 필수적인 것은 정파와 진영논리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해방 직후 좌우로 대립하여 결과적으로 분단을 고착시킨 어리석은 행위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북한의 위협 운운하며 교묘한 논리로 대일 항전을 희석시키고 와해시키려는 세력이 있다. 이런 행위는 그 본의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남북 이간과 친일이라는 이중적 반민족행위에 해당한다.
북한도 진정으로 민족 자주를 주장하려거든 이런저런 조건 내걸지 말고 남한과의 대화와 협력에 무조건 나서라.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함께 민족적 단결을 보여주자. 그래야 일본과 미국이 남북한 모두를 무시하지 않는다.
내년 봄에 총선이 있다. 적어도 금년 말까지는 선거 의식하지 말고 대일 경제 전쟁에서 하나가 되자. 국민들은 이 비상시국에서 어느 정파에 대해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국민과 민족만을 생각하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최영태 전남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