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의 방한을 칼럼을 통하여 미국은 방위비분담금 증액보다 남북미 평화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방한 기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만났다.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부 장관 또한 국방부 장관, 안보실장 등을 만날 것이라고 한다. 아마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등 한미 안보 전반을 논의할 것 같다.
지난 번 볼턴 보좌관이 왔을 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양국 간 의견교환은 합리적 수준에서 분담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가 향후 한미협상에서 상당한 골치 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제시한 금액은 무려 50억 달러, 한화 약 5조 9천억원이다는 소문도 있다. 올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이 1조 389억원이니 5.6배가 넘는 금액이다.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다. 미국은 이제 한국이 형편도 되고, 한국을 위한 것이니 한국이 방위비를 부담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균형 잡힌 한미동맹을 위해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 주한미군이 한국만을 위한 것인가?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대륙과 해양, 사회주의권과 자본주의권의 경계이다. 또한 남북미와 주변 열강들이 첨예하게 부딛히는 곳이 한반도지역이다.
아마 미국의 군사전략에서도 한국은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 분명하다. 그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합리적인 방위비증액을 요구하는 이유이다.
둘째, 토지 등 부대 비용은 포함되는가? 일본 역시 방위비를 분담하는데 토지비용 포함하는 반면 한국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평택의 미군기지 440만평의 임대료를 계산한다면 천문학적 금액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일본처럼 토지비용 등 부대비용을 감안해야 한다.
셋째, 분담금 내역이 과연 적절한가? 볼턴의 주장에는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 전개비용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방위비분담금은 미군 주둔비에 국한해야 한다. 주둔비를 벗어난 비용, 주변국을 긴장하게 할 만한 비용, 한반도 평화체제에 부적절한 항목과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넷째, 사드 배치로 인한 피해액을 어떻게 볼 것인가? 미국이 수조원이나 되는 사드를 한국에 배치한 것은 대중국 견제용이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국내 갈등 비용, 토지비용은 접어놓더라도 한국이 중국에 입은 무역 보복 피해액만 16조원이나 된다. 이 비용 역시 한미동맹 유지를 위해 한국이 감수한 금액이다. 이런 한국 정부의 고충을 미국에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은 한국의 일방적인 혜택 구조가 아니다. 더구나 미국만의 일방적인 혜택과 실익구조가 되어서도 않된다. 한국은 한국대로 미국은 미국대로 서로의 동북아 군사전략적 필요에 따라 한미동맹이 유지되는 것이다. 한국이 일방적인 실익을 챙기는 것은 업다. 이제 미국 정부에게 직언 할 이야기는 해야 한다.
현재 한일관계, 미중관계, 북한의 미사일 훈련 등으로 다소 혼란한 정세가 한미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다. 그런만큼 협상의 중심을 잘 잡아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미국은 방위비분담금 증액보다 남북미 평화협상을 더 적극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미국이 우격다짐식 요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과도한 방위비분담을 주는 것은 동북아 평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철저히 국익의 실리을 우선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서두러지 말고 냉철한 협상으로 슬기롭게 대처할 것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