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로 키 작은 소나무 극장에서 극단 위대한 모험의 마에다 시로(前田 司郞) 원작, 이홍이 번역, 김현회 연출의 <자지 마>를 관람했다.
마에다 시로(前田 司郞 1977~)는 도쿄 출생 극작가 연출가 소설가 배우다. 와코 대학 인문학부 재학 중 극단 코탄다단을 창단 2005년 <사랑도 아닌 청춘도 아닌 여행하지 않는>으로 출발해 노마문예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2006년 <연애의 해체와 북구의 멸망>으로 노마문예 신인상 수상, 미시마 유키오 상 후보, 2007년 <위대한 생활의 모험>으로 아쿠타가와 상 후보, 2008년 희곡 <살아있는 것은 없는 것인가>로 기시다 구니오 상 수상, 같은 해 <누군가 손을 잡고 있는 기분이 들어 참을 수 없어>로 미시마 유키오상 후보, 2009년 <여름 물의 인어>로 미시마 유키오 상 수상, 그리고 같은 해 NHK 드라마 <장 보러 가기>로 갸라크시 상과 방송문화기금 상, 서울 국제 드마마 상 등을 수상했다.
번역을 한 이홍이는 연세대학교 심리학 불어불문학,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원 협동과정 공연예술학, 디렉터그 42소속이다.
2010 <반복 그리고 연속> <백설공주>, 2011 <재/생> <LOVE> <검찰관> <히키 칸쿤 토네이도>, 2012 <결혼 Suddenly Married> <물의 편지> <게게게노 게> <혁명일기> (성기웅 공역), 2013 안드로이드 연극 <세 자매>, <사요나라> <현 위치> (이시카와 쥬리 공역), 2014 <소년 B> <용의자 X의 헌신> <난폭과 대기>, 2015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 등을 번역했다.
번역 및 드라마투르기 2012 <세 사람 있어>, 2014 <배수의 고도>, 2015 <히키코 모리 밖으로 나왔어>, 드라마투르기 2009 <로미오와 줄리엣>, 2013 <가모메>, 2014 오페라 <달이 물로 걸어오듯>등이 있는 미모의 여성 연극인이다.
김현회는 배우이자 연출가다. <청춘밴드> <청춘밴드 제로> <누구의 연애> <자지 마>에 출연하고, <주머니 속 선인장> 조연출과 <자지 마>을 연출한 미남 연극인이다.
무대는 낮은 장, 서랍장, 탁자, 의자, 큰 캐비닛 서랍, TV수상기, 어항, 옷걸이 그 외의 세간과 살림용품이 방을 두르고 있고, 바닥에는 이불과 요가 깔려있다. 형광등과 일반전등이 켜졌다 꺼졌다 한다. 벽에는 좁은 창문처럼 생긴 네온등 같은 발전용기가 달렸다. 수많은 크고 작은 소라와 조개, 불가사리 등이 소품으로 사용된다.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를 남녀 두 사람의 거실이다. 부부인지, 남매인지, 친구인지도 확실하지 않으나, 여하튼 동거 남녀가 잠을 못 이루고 한 밤에 벌이는 동화 같은 이야기다. 부근에 바다가 있다는 설정이고, 파도에 밀려 온 수많은 조개를 주워 보관을 하고, 그 중 살아있는 것은 어항에 넣어둔다. 어항에 붕어는 보이지 않고, 붕어는 샘물이나 수돗물로 기르기에 바다조개를 기르려면 소금을 집어넣어야 한다는 대사를 남자가 한다.
긴 여름 밤, 하는 일이 없는 남녀인지, 직업이나, 하는 일은 전혀 소개가 되지 않고, 그저 여인이 잠을 못 이루며, 남성을 부르고, 건드리고, 불가사리로 얼굴을 간지럽힌다. 어항에 넣은 가장자리가 삐죽 삐죽 돌출된 오렌지 색 조개를 꺼내 액즙을 먹이고 이어폰을 소라에 난 틈에 꽂아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소라에서 여성의 음성이 들려나온다. 무슨 소리인지 명확하지도 않고, 그나마 잠시 중얼거리다 멈춰버린다. 잠을 자려면 수를 세거나 양의 마리수를 세어보라는 남성의 말을 따르지만 여인은 잠을 이루지 못 한다.
여인은 남성의 불 끄고 자라는 소리에 실내등을 끄지만 잠을 이룰 수 없자 일어나 방을 헤맨다. 정면에 커튼을 열고 부엌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화장실에 들어가 손과 얼굴에 묻은 액즙을 씻는다. 여인이 부산을 떠니, 남성도 일어나 여인과 함께 바다 이야기, 소라 이야기, 양배추 이야기, 양배추처럼 생긴 보라색 채소 이야기, 알칼리성 음식 이야기 그 외의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방안을 온통 뒤져 수많은 조개와 소라를 꺼내 어항 옆에 쌓아놓는다. 그리고 어항 옆에서 여인은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이부자리로 돌아와 제풀에 지쳐 잠을 이루게 된다. 먼저 잠이 든 남성 옆에 누워....
김현회가 남자, 김민지가 여자로 출연해 전혀 연기를 하는 것 같지 않은 생활언어와 자연스런 동작, 그리고 소년소녀 같은 동심을 보이며, 관객이 아닌 방안 동거인 같은 느낌이 들도록 연극을 이끌어 간 후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으며 극단 위대한 모험의 마에다 시로(前田 司郞) 원작, 이홍이 번역, 김현회 연출의 <자지 마>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이끌어 간다./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