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74돌을 앞두고, <국회보> 2008년 2월에 실린 “여의도리포트 법률탄생일지/태평양 전후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다시 찾아보았다. 당시 장복심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며 법률 제정을 주도했다.
일제의 강제동원과 관련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한 일본의 법적 책임을 충분히 규명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불완전하게나마 ‘한‧일간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이 체결(1965.6.22)되었지만, 박정희 정부는 무상 3억불의 대부분을 경부고속도로 및 포항제철 건설 등에 투입하고, 한시적인 특별법에 의해 희생자 유가족에게 소액의 위로금을 형식적으로 지급하는 데 그쳤다. 따라서 제정법은 과거의 육체적·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태평양전쟁희생자에 대해 해방 후 62년 후에나마 법적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최근 일본 아베정권이 1965년 한일협정으로 청구권이 소멸되었다고 주장하나, 국제법 법리는 “국가가 반인도 범죄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마음대로 소멸시킬 수 없고, 피해자는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과 법인을 상대로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배상을 판결한 것은 국제법적으로도 정당하다.
1965년 한일협정은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박정희 군사정부에 의한 불완전한 청구권협정이었을 뿐만 아니라. 설령 강제징용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포함시켜 소멸되는 것으로 합의했다 하더라고, 그 합의는 무효인 것이다.
더욱이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은 일본 전범기업과 강제징용 피해자 개인 간의 문제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다. 일본 국가와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님에도, 일본 아베정권이 개입하여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광복절 74돌이 된 지금도 일본 아베정권은 태평양전쟁에서 패망한 전범국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침략근성을 노골화하고 있다. 독일과는 정반대다.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이 태평양전쟁 희생자에 대한 공식 사죄와 배상을 하지 않는 이상 일본은 결코 전범국가에서 보통국가(정상국가)로 나아갈 수 없으며, 일제에 강제 동원되어 사망하거나 인권을 유린당한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이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한 태평양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일본 아베정권이 태평양전쟁을 망각하고 평화헌법 개정 추진 등 군사대국화, 신군국주의화를 추구하며,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넘보고, 대법원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에 대한 보복조치를 자행하는 것은, 명백한 경제침략이자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작태로 철퇴를 가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