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번호판 식별 불가, BMW 유사 단정은 못해"
이른바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 사고와 관련해 현장 CCTV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으로도 가해 차량을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심스럽게 국민적 관심에 따라 수사 혼선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지난 13일 2개의 현장 CCTV에 대한 정밀 감정을 의뢰했지만 최근 "번호판 식별은 불가능하고, 차종은 BMW와 유사하나 단정할 수 없다"는 잠정 결과를 전해 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 감식 결과는 정확한 증거가 없는 이상 확신을 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결국 그동안 속칭 '네티즌 수사대'가 쏟아냈던 단서들도 오히려 수사의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과수가 번호판은 고사하고, 차종까지 단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이 나름의 CCTV 분석만으로 내놓은 단서가 또 다른 억측을 낳을 수도 있어서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동안 차량의 특성 등을 근거해 차종은 물론 번호판의 일부 번호까지 식별해 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경찰의 한 관계자는 "사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막연한 추측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수사에 혼선이 빚어지거나 엉뚱한 곳으로 시선이 쏠리게 되면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CCTV 영상에 대한 국과수의 정밀감식 결과는 이날 경찰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원점에서부터 수사에 나섰다.
청주흥덕경찰서는 이날 2층 소회의실에서 박세호 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차렸다.
인력은 교통조사계와 강력팀, 사이버수사팀, 과학수사팀 소속 20여명이다.
경찰은 그동안 사고 현장 3㎞ 내 회사와 상가 등에 설치된 CCTV 동영상 6개를 확보해 분석하고, 시내 방범용 CCTV 동영상 50여개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하얀색 차량을 용의 차량으로 보고 탐문 수사 등을 벌이고 있다.
경찰과 유족은 현상금 3,500만 원까지 내걸었다.
수사본부 부본부장인 김성백 교통경비과장은 "그동안 언론에 제기됐던 차종 이외의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며 "원점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사건 단서가 될 만한 부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새벽 1시 30분쯤 청주시 무심천로 아일공업사 앞 도로에서 임신 7개월 된 아내를 둔 화물차 기사인 강모(29) 씨가 뺑소니 차량에 치어 숨졌다.
이후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다 사고를 당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면서 전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