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매몰지 인근 조사결과
2011년 대규모 구제역 발생으로 만들어진 가축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차단막을 뚫고 나와 땅 속으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지금까지 침출수 유출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침출수 발생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28일 농어촌공사 소속 송성호 박사 등이 호주 학술지인 ‘물리탐사’(Exploration Geophysics)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구제역 가축 매몰지인 경기 안성시 한 농장에서 침출수가 차단막을 뚫고 최소 7, 8m 깊이까지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농장은 2011년 1월 구제역 발생에 따라 돼지 1만4,000여마리를 농장 부지에 매몰한 곳이다.
당시 돼지 사체는 서로 몇 미터(m)씩 떨어진 구덩이 5군데에 나뉘어 묻혔지만 연구팀 확인 결과 침출수는 사체가 묻히지 않은 구덩이 주변에서도 다량 발견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침출수가 차단막의 손상된 부위를 통해 흘러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문제는 중력에 따라 침출수가 지하수가 있는 10m 아래까지 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지표에서 전자기파를 발생시킨 후 지하 내부의 전위차와 전자기장 변화를 측정해 일반 지하수에 비해 이온물질 농도가 매우 높은 침출수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방식을 썼는데, 침출수가 투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 낮은 전기 저항률 부분이 10m 깊이에서 발견됐다고 논문은 밝혔다. 사체를 매몰한 구덩이는 5m 깊이다. 조사 시점이 2011년 4월임을 감안하면, 침출수가 매몰 3개월 만에 차단막을 뚫고 5m 더 흘러내려갔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환경부는 당시 유출 가능성을 부정하다가, 국정감사 등에서 지적이 끊이지 않자 그 해 12월 부랴부랴 해당 농장이 포함된 전국 71개 지역을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큰 지역 ’으로 선정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후속 조치를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