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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독자기고]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 극단 배낭속사람들, 이승준 구성연출 ‘WORK’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8/06 19:06

밀양연극촌 스튜디오극장에서 젊은 연출가전 참가작, 이승준 구성 연출의 <WORK>을 관람했다.

<WORK>은 무언어극이다. 커다란 마분지 상자를 무대 왼쪽에 차곡차곡 가지런히 쌓아놓고, 정면에는 여러 개의 비닐로 된 휘장을 늘어뜨려 놓았다. 커다란 황소 전신 탈과 소품으로 비눗방울 뿜는 기구, 야구공 등을 사용한다. 의상은 기업의 표지가 달린 공동 작업복을 남녀 출연자들이 착용하고 출연한다.

연극은 도입에 노무자 1인이 마분지 상자 곽을 무대바닥에 깔고 누워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비닐 휘장을 들치고 3인의 남성과 1인의 여성이 등장한다. 훈련소에 갓 입대한 신병처럼 동작의 일치를 보이며, 출연진은 보행에서 구보로 무대를 회전하고, 또 마분지에 스카치테이프를 본래 상자 곽 형태대로 만들어 먼저 쌓인 상자 곽 위에 올려놓는다.

야구공을 가지런히 쌓인 상자 곽에 던져 구멍을 내고, 상자 곽을 펼치면, 그 속에서 백색의 가늘게 절단한 종이가 튀어나와 눈송이처럼 허공에 흩날리고 바닥에 깔린다.

출연진은 종대나 횡대로 늘어서서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무대를 회전하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마치 노무자의 일상을 군대훈련소나 반복되는 기계동작으로 표현을 한다. 40도가 넘는 기온 탓도 있겠지만, 신병훈련 같은 반복되는 동작으로 출연진은 땀에 흠뻑 젖게 되고, 거기에 커다란 황소형태의 천속으로 함께 들어가 소의 움직임은 물론 황소의 붉은 눈동자까지 표현해 내면서 노무자의 어려운 현실과 고통을 적나라하게 펼쳐보인다.

대단원에서 작업복을 훌훌 벗어던지고 비닐휘장 속으로 퇴장한 후 간편한 차림으로 다시 등장하는 모습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윤호상, 윤관식, 김연희, 황태철, 설희문 등 출연자 전원의 무 언어 동작연극은 갈채를 받는다.

모형제작 이소영, 음악감독 김백찬, 소품제작 김정하, 기술감독 정기준, 조연출 홍현선, 음향오퍼 정래원 등 스테프 전원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배낭속사람들의 이승준 구성 연출의 <WORK>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박정기 문화공연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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